"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오너십이 있어요?" 일부 리더들에게 이런 말은 굉장히 불편하다. 오너십은 일에 대한 책임과 무게감을 내 것처럼 가지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단어는 때론 구성원들에게 굉장히 불편하게 다가온다. 그들의 희생을 강요할 때 빈번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오너십에 대해 알아보자.
1. 원하는건 오너십인가? 팔로워십인가?
오너십이란 말 그대로 본인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때 발휘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리더가 바라는 구성원들의 업무 책임감은 오너십이 아닌 팔로워십일 가능성이 높다. 리더들은 구성원에게 업무를 부여하고, 원하는 결과나 기대하는 반응이 아니었을 때 행동과 태도를 지적하며 '오너십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 행동은 구성원들에게 오너십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시켰을 때 고분고분하게 하는 팔로워십일까? 팔로워십은 리더가 원하는 방향과 결과를 잘 따라주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즉, 리더가 업무를 부여하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오라고 지시한 순간 오너십은 결코 발휘될 수 없으며, 리더는 오너십보다는 팔로워십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업무에 대한 책임감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시켜서 한 일에 대한 책임감과, 내가 낸 아이디어로 진행될 때의 책임감. 중요한 것은 책임감을 '얼마만큼의 무게감으로, 그리고 그 일이 재미있는가?'이다. 시켜서 한 일은 어느정도의 무게감을 느끼지만, 결코 재밌지 않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주도해서 진행하는 일들은 업무 무게감도 크게 느끼지만 실행되고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재밌고 뿌듯하기도 하다. 전자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낸 것은 '좋은 팔로워십'이 작용한 것이고, 후자를 통해 성과가 만들어낸 것은 '좋은 오너십'이 작용한 것이다.
오너십과 팔로워십은 엄연히 다르다. 내가 바라는 것이 좋은 팔로워십인지, 아니면 오너십인지를 깨닫는 순간 기대수준이 달라진다. 또한 구성원의 업무 몰입과 조직 분위기를 만드는 방식도 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오너십과 팔로워십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2. 오너십은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서 나온다.
최근 리멤버 커뮤니티에서 '가는 길에 쓰레기 좀 버려줘'라고 말한 사장님과 이를 거부한 20대의 이야기가 화제였다. 간략히 설명하면,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스스로 청소, 쓰레기를 치우는 등 솔선수범한 사람이었다. 사장님은 20대 직원의 퇴근 길에 쓰레기를 버려달라고 부탁했지만, 20대 직원은 집으로 가는 방향이 아니라며 거절했다. 이를 두고 일부는 "돈 주고 일 시키는 것도 눈치보인다. 요즘 세대는 그것도 못해주는가?"라고 말했고, 일부는 "그 사람의 업무가 아닌데 그걸 당연히 해야된다고 하는게 잘못됐다"며 논쟁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최근 화두가 되는 MZ세대의 행동논란이 점입가경이 되었다. 과연 누가 잘못한 것일까?
명백히 쌍방과실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사장님의 솔선수범적 행동은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으며, 그것을 직원에게 바래선 안된다. 자신은 대표이고 주인인 사무실이지만, 직원에게는 그저 직장이라는 공간이자, 그곳에 정해진 시간 내 정해진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사무실을 청소하고 일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직장생활에서는 도의적 차원에서 업무 외적인 일을 한다. (흔히 이것을 눈치라고 한다.) 반대로, 직원도 업무를 진행하며 사무공간을 엄밀히 활용하는 공동체의 일원 중 한명이다. 과연 그가 일하면서 만들어낸 쓰레기가 1개라도 없었을까? 과연 그것이 업무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었을까? 또, 주변 사람들 중에 누군가가 자진해서 쓰레기를 치운다면 함께 일하는 입장에서 도와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결국 문제의 핵심은 다시 사장님에게로 돌아간다. 사장님은 본인이 솔선수범하며 행동하길 기대했지만, 직원들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과연 직원이 잘못한 것일까? 리더가 직원에게 회사에 대한 자율, 자발적 행동을 하길 바란다면, 그에 맞는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만드는 것에 노력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우리들의 일하는 방식과 핵심가치"를 괜히 만든 것이 아니다. 같이 일하는 공동체와 합의를 이끌어내, 갈등 없이 일하는 방식 중 하나인 셈이다. 오너십 또한 그 중 하나다. 만약 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단순히 직원들에게 오너십을 바란다면 '노력 없는 댓가'를 바라는 것과 같다. 적어도 오너십을 바라려면, 그들이 오너십을 발휘할 수 있게끔 만드는 환경을 구축하는게 중요하다. 그들은 오너가 아니기 때문에 오너처럼 생각할 수 없다.
3. 오너십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줬을 때 나온다.
구글의 성공방식으로 OKR이 굉장히 화두가 됐다. 물론 OKR 성공에는 여러 요인(미국문화, 노동법, 환경, 제도 등)이 있지만, 가장 손꼽히는 요인으로 [목표에 대한 구성원 합의]가 원활히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OKR이 기존 방식과 다른 점은 목표설정 과정에서 탑다운과 바텀업의 얼라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위에서 꽂히는 목표가 아래에서 오너십을 가져올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업들은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의 업무를 존중한다. 단, 매출 목표에 도움이 되는 행동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실패했을 때 명확한 냉철한 성과평가가 뒤 따른다.
진정한 오너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바텀업으로 올라갔을 때, 그 일이 회사의 매출과 이익 증진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적정 선에서 맞추는 작업(비용, 일정, 방향성 등)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스스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해나가며 더 많은 아이디어들을 제안한다.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몰입감도 높아진다. 그리고 회사는 중간 중간 직원들이 '좋아서 한 행동이 싫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주면 된다. OKR에서는 월별, 분기별 OKR 파티라는 것을 하는데, 그것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되돌아보고, 성과를 증명하며, 자신감을 만들어 '싫어하게 되는 것'을 지연하게 만든다.
오너십은 '그 일을 해야하니까'라고 해서 나오는게 아니다. 진정한 오너십이란 '내가 하고 싶다'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이다. 진짜 오너십을 원한다면, 그들이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듣고 회사나 조직의 목표에 얼라인 시킬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그게 진정한 오너십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다.
4. 직원은 절대 오너십을 가질 수 없다.
최근 사업을 하는 친구들이 부쩍 늘었다. 그들의 고민은 모두 사람이었다. '왜 나처럼 생각하지 않을까?', '그들도 우리랑 성장할 수 있을텐데'라는 고민을 모두 가졌었고, 최근에 깨달았다고 한다. 그들은 나처럼 생각할 수 없고, 나처럼 행동할 수 없다고 말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환경이 아니고, 나와 같은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자신의 부재 시, 자신 만큼 해줄 수 있는 인재를 원하는게 사실이고, 그러기 위해서 자신이 일하는 방식과 생각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100%의 이해가 아닌 30%의 이해 만이라도 바란다고 말이다.
직원은 절대 오너십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원은 주인(=오너)가 아니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1,2,3번) 진정한 오너십이란 오너의 마음을 50%라도 이해했을 때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떤 직원도 오너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 없다. 왜일까? 그들은 오너가 아니기 때문이다. 단 한번도 누군가의 월급을 챙겨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본 적도 없고, 이번달 매출이 떨어졌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는다. 인력공백이 생겼을 때 나올 불만에 대해 상처입어본 적도 없다. 직원은 결코 오너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너십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 태도 등을 핵심가치화 하고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어도 그런 행동이 회사에 대한 10%, 30%의 오너십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나만큼 '내 일'에 신경쓰는 사람은 세상 어느 누구도 없다. 우스개 소리로 "내가 100명만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오너십은 '내 일'에 상대방이 관심을 갖고, '내 일'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일이다. 일방적인 요구로 이뤄진 책임감은 좋은 팔로워십이며, 쌍방향적인 합의로 이뤄진 책임감은 리더십이다. 그리고 교감과 공감으로 이뤄진 책임감은 오너십이 된다.
조직이 직원에게 오너십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일까? 아니면 책임감을 갖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이 회사에 베푸는 것이 호의일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돼"라는 말은 과연 어느 쪽일까?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