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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Jun 06. 2023

[100-17] 조지 벨로스

아트한스푼 노트

Paradise Point. 1919

노트1.

뉴욕 빈민가의 풍경들, 그리고 피 터지게 싸우는 복싱경기의 한 장면을 보다가 갑자기 눈이 시리도록 푸른 풍경에 순간 호흡이 멈췄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다. 제목을 살펴보니 그것도 파라다이스 포인트란다.


노트2.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한 사람이 보인다. 걷고 있는 저 사람의 눈에 바다의 전경이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는 그 설렘을 느낀다. 나무들과 암석 사이의 저 길이 짧지는 않았을 거다. 문득문득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닷소리 바다냄새… 저 길 끝에는 푸르디푸른 바다와 하늘이 가슴 시리도록 펼쳐져 있다. 앞쪽 풀 숲에는 꽃일 듯한 붉은 점들이 점점이. 붓터치가 그리 세심해 보이지는 않는다. 색감과 구도로 화면 뒤쪽의 수평선이 시원하다.


노트3.

문득 떠나고 싶어졌다. 바다로… 바다를 본 적이 언제이던가. 바다를 느꼈던 적이 언제이던가. 기억이 아스라하다. 분명 작년에 봤던 것 같은데… 시간이 어느새 이렇게 흘러버린 걸까. 언제고 떠나고 싶을 때 바람처럼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워케이션이 유행이라던데…


노트4.

우리는 끊임없이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존재인가 보다. 바닷가에서 사는 일상이라도 매일 같은 일상이라면 지루하겠지? 힐링이란 주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마음샤워 같은 것. 누구에게나 일상의 먼지들을 털어내는 주기적인 마음청소가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란 참 숭고한 의식인 것인데…


노트5.

바다그림에서 마음청소까지 너무 점핑했다. 사실 저런 종류의 마음청소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이 조지 벨로스의 그림들이다. 어쩌면 다른 의미에서 마음청소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저 바다그림은 그의 작품들을 서치 하다가 발견한 그림이었다. 조지 벨로스는 냉혹한 도시 현실을 주로 그렸다. 그리고 운동경기들 특히 복싱경기의 그림들로 유명하다.


George Bellows, Stag at Sharkey's, 1909 출처: 구글아트
George Bellows, A Stag at Sharkey's,1917 출처: 구글아트


노트5.

그는 에드워드 호퍼(1882-1967)와 동시대 화가다. 찾아보니 같은 해에 태어났네?! 호퍼는 7월생 벨로스는 8월생이다. 둘 다 뉴욕 미술학교에서 뉴욕의 도시를 그리는 로버트 헨리 밑에서 그림을 배웠고, 조지벨로스(1882-1925)는 도시의 현실과 가난에 맞서 현실을 사는 노동자계층의 모습을 주로 그렸던 애쉬캔파의 일원이기도 했다. 그의 그림은 어둡고, 거칠고, 생생하고, 강렬하다.


밸로스의 작품의 주제는 초기에는 남성적인 활력과 사회적인 문제들을 주로 다루었으나 후기로 가면서 가정적인 장면들. 아내와 아이들… 을 그렸다고 한다. 벨로스는 석판화가로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George Bellows, Blue Morning, 1909 출처:구글아트
George Bellows, Men of the Docks, 1912 출처:구글아트
George Wesley Bellows, Tennis Tournament, 1920  출처: Artvee

궁금하면 참고자료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085686632358112


노트6.

사실 저 파라다이스 그림을 다시 찾다 보니 크리스티에 올라와 있는 그림을 발견했는데, 저런 눈부신 빛의 느낌이 아니었다. 그렇지… 뭔가 색감이 의아했다. 위의 그림은 reproduction이거나, 색조 같은 게 조절된 것이 아닌가 싶다.

George Bellows, Paradise Point, 1919 출처: CHRISTIE'S
George Bellows, Paradise Point, 1919 출처: CHRISTIE'S

노트7.

로드아일랜드의 미들타운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포인트(Paradise Point)를 그린 것이라고 한다. 그의 가족이 1918년, 1919년 여름을 뉴포트에서 지냈는데 뉴포트의 동쪽 끝에 위치한 곳이라고.  


바다를 향하는 외로운 한 사람을 마치 새가 바라보듯…


처음엔 톤다운이 된 오리지널 그림에 아, 그 빛의 느낌이 아니잖아라고 생각했지만, 보면 볼수록 처음 그림이랑 확실히 색의 깊이감이 다르구나. 거칠고 과감한 터치도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데 왠지 더 외롭다. 그렇지만 로움이는 내 가장 친한 친구니까… 같이 저 길을 가보고 싶다. 어쩐지 혼자인 길이 더 좋은 나… 그러려면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혼자 어딘가를 가는 일은 정말 쉽지가 않으니까.


노트 8.

사실 조지 벨로스의 권투경기 그림들도 흥미로운데, 이런 게 그림의 미학이 아닐까. 인간의 폭력본능이 그림 안에서 해소가 될 수 있다는 것. 늘 생각하지만 영화보다, 글보다 그림과 음악이 좀 더 세련된 해소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시각이나 내면의 왜곡현상 같은 게 문제 될 것도 없다. 우아하게 돌려 치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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