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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제 Jun 04. 2019

걱정과 어려움이 나를 살게 한다


"걱정과 어려움이 살게 하고, 안락함이 죽음으로 이끈다. (生於憂患 死於安樂) "

- 《맹자》 〈고자 하〉


세계 최고의 역사서로 꼽히는 《사기》의 저자 사마천司馬遷은 마흔여덟의 나이에 생식기를 절단당하는 궁형宮刑이라는 형벌을 받는다. 참혹한 형벌이었지만 그는 아버지 대로부터 이어 내려온 필생의 역작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 사람들의 질시와 곤욕 속에서도 살아남는다. “태산보다 더한 죽음이 있고, 깃털보다 더 가벼운 죽음이 있다(死或重或泰山 或輕於鴻毛)”가 바로 치욕 속에서도 가볍게 목숨을 버릴 수 없던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던 말이다. 


훌륭한 인물이 되기 위해 일부러 고난을 당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고난은 더 위대한 것을 이루게 하는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새길 필요가 있다. 역사 속 수많은 인물들은 거의 모두 자신의 삶을 통해 ‘고난은 또 하나의 축복’임을 증명하고 있다.


맹자가 살던 시대는 그 어떤 때보다 더 살아남기 힘들었다. 춘추시대 수백 개에 달하던 나라는 총 일곱 개의 큰 나라가 되었다. 단순히 나라를 합친 것이 아니라 오직 무력과 전쟁으로 큰 나라들이 약한 나라들을 침략하고 병합한 결과다. 전쟁을 일상처럼 치르던 나라들의 시대인 것이다. 나라뿐 아니라 그 당시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목숨을 잃었다. 군인은 전쟁터에서 죽고, 일반 백성 역시 굶어서 혹은 전쟁에 휩쓸려 죽임을 당했다. 바로 이런 시대에 철저한 민본주의자였던 맹자는 고난의 의미를 가르쳤다.


비록 현실은 어렵고 힘들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고 때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맹자는 왜 하늘이 굳이 크게 쓸 사람에게 어려움을 겪게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준다.


“사람은 항상 과오를 범하고 난 후에 고칠 수 있고, 

 마음이 괴롭고 생각이 막힌 후에야 분발하고,  

 얼굴빛과 목소리에 고뇌가 드러난 후에야 깨닫는다.”


사람은 고난을 통해 스스로를 반성하고 어려움에 처한 후에 더욱 분발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물론 고난에 치여 무너지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위대한 일뿐 아니라 그 어떤 일이라도 고난에 무너지면 이루어질 수 없다. “가난과 고난과 근심 걱정은 그대를 옥처럼 완성한다”는 《근사록近思錄》의 말처럼, 사람 역시 고난에 의해 빛이 나는 법이다. 마치 아름다운 옥이 훌륭한 옥공의 손에 갈고닦고 쪼여야 만들어질 수 있는 것과 같다. 

오늘날 관점에서 보더라도 역경을 통해 얻는 인내와 자제력, 그리고 고난 극복능력이 위대한 일을 해낼 자질과 능력이 된다는 것에 우리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역경과 고난을 통해 얻은 경험이 삶에서 그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난은 물론 평안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인생이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되돌아간다는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원리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러한 삶의 굴곡에서 어떤 태도를 세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성패가 좌우된다. 평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가 환난을 이겨낼 수 있다. 유비무환 고사는 평상시에 나라의 기강을 세우고 바르게 이끌면 어떤 환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평상시에 바르게 살아갈 수 있다면 쉽게 위기를 만나지 않을 뿐더러 고난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 또한 고난을 밑거름 삼아 삶에서 큰일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꼭 역사적인 인물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단지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한 일상의 영웅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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