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뽀르뚜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 조제 마우로 지 바스콘셀루스

by 자애

이 책을 맨 처음 읽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

어린이 때 읽었는지, 청소년 때 읽었는지조차도 모르겠다.

필독서 목록에 빠짐없이 있는 책인 줄은 알았다.

그 필독서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니 왜 필독서인지 알게 되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많은 형제들 사이에서 많은 말썽을 부리며 어린이답게 살아가는 아이 제제.

실직한 아빠를 제제만의 방식으로 위로하고, 응원해주기도 한다.

아이이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나서고, 상상의 세계에서 즐거워한다.

바닥에 양초를 바르고 누가 넘어지는지 몰래 지켜보기도 하고, 뒤에 스페어타이어를 달고 다니는 차를 보면 거미처럼 매달려 가는 장난을 하기도 한다.


제제를 보는 어른은 두 부류다.

착하고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보는 어른과 못된 장난만 치는 악마의 아이라고 보는 어른.

제제는 어른들의 시선에 따라 그런 아이가 된다.

착하고 똑똑하고 사랑스럽게 보면 제제는 그런 아이처럼 행동하고, 못된 아이라고 보면 그런 아이처럼 행동하고 스스로도 그렇게 믿는다.

천사 같은 아이라는 어른들이 있음에도 제제는 스스로 못된 악마의 아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제제는 내가 아이를 보는 시선을 돌아보게 했다.

내가 보는 시선대로, 표현하는 모습대로 아이는 스스로를 만든다.

다른 어른들의 시선에도 때때로 달라지는 아이인데, 하물며 부모의 시선이, 메시지가 어찌 가벼울까.


또 마음에 남는 점은 뽀르뚜까의 존재였다.

뽀르뚜까는 자신의 차에 매달려 장난을 쳤던 제제를 혼냈지만, 이후에 유리에 발을 다쳐 절뚝이는 아이를 보며 연민을 가진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 가 치료해 주고, 아이의 아픔에 힘써 위로해 준다.

이후 제제에게 뽀르뚜까는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가 되고,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해 주는 친구가 된다.

집에서 죽을 정도로 아빠에게 학대를 당하고 난 이후에도 세상에 대한 희망이 남아있었던 이유는 뽀르뚜가였다.

아이가 이 세상에서 의지할 수 있는, 전적인 신뢰를 보내는 어른 딱 한 사람만 있어도 아이들은 빛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내가 나의 아이에게 그런 존재일까..?

내가 너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나도 모르게. 툭툭. 너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나?

네가 믿을 수 있는 그 하나의 어른이 엄마인 나일까?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