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사람들의 추석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떠나고 있다.
저마다 사연을 품고
포장을 끝낸 선물처럼
올려진 차들을 싣었다.
울렁거리며 도로는 흘러간다.
떠나는 이들의 뒷모습을 배웅하고
돌아선 거리는 아무도 없었다.
길게 늘어선 행렬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거리를 빙빙 돌고
길가에 떨어지는 나뭇잎을 세다가
호주머니 넣은 핸드폰을 꺼내어
오지도 않은 답장을 읽는다.
어둑해진 하늘밑으로 다가가
밤을 기다린다
달이 떠오르면
영사기처럼 돌아가는 빛들이
내려온다.
아이 같은 누이와 동생이 뜀박질을 한다.
포대기를 두른 어머니의 목덜미 냄새,
입가에 묻은 아버지의 막걸리 냄새를
따라 걷는다.
그리운 이들이 돌아와
그림자로 흐트러지는 밤
떠난 이들은
돌아올 사람들이었고
나는 여태
떠나지 못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