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승환 Oct 01. 2024

가을

양단이 아닌 중간에서 만납시다.



수도꼭지에 물을 틀어보면

한 번씩 그럴 때가 있다.

너무 뜨거워 밸브를 돌리면

차가운 물에 옅은 비명을 지르는.

몇 번의 수고와 확인을 한 후

미지근하지만 안심이 되는 온도

치우치지 않아야 되는 

그 어디쯤.


우리는 

서로 너무 냉랭하고

비난은 너무 뜨겁고

마음이 조금씩 

동상에 썩어가고

화상에 짓무르는. 


우리 고만 

여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양단이 아닌

중간 즘 만납시다.


가을은 아침에만 오고

겨울은 멀지만

그저 미지근한 마음이

쏟아져 내렸음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