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길 걷기

막내딸과 사위와 함께 성곽 기를 걷는다

by 이숙자

서울 온 이튼 날, 어제는 막내 딸네 집에서 잤다. 막내 사위는 저녁에 일을 하는 직업이라서 새벽녘에 들어온 듯 샤워하는 소리를 잠결에 들었다. 힘들게 일하는 걸 보면 마음이 짠하다. 산다는 일은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도 참아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아침을 안 먹는다. 그것 알기에 나는 딸들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깨죽 가루를 가지고 다니며 죽을 끓여 아침에 우리 부부만 먹는다. 모두가 각자 살아가는 생활 방식 다르기도 하고 먹는 것도 다르다. 딸들 불편하지 않게 알아서 먹는다. 가족이지만 만나도 서로의 생활 방식대로 생활하면 된다.


막내 사위는 아침 일어나서 인사를 한 뒤 "오늘 어디를 가고 싶으세요?" 물어본다. 언제부터 서울에 가면 성곽길을 한번 걸어보고 싶었다. 그 걸 알고 있는 막내 사위는 성곽길을 가기로 하고 남편과 막내딸 네 명이 함께 출발을 했다. 막내 사위는 완전 서울 사람이라 서울 곳곳을 모르는 곳이 없어 같이 다니면서 서울에 대해 설명을 잘해 준다. 역시 젊은 세대라 또 다른 느낌을 받는다.


집에서 얼마 가지 않으면 동대문이 나오고 그곳에서 바로 차로 올라가면 낙산 공원이 있고 주차장이 있었다. 차를 세우고 걸어가는 길은 언덕을 오르는 길이라 숨이 차올라 올라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날마다 공원을 다니며 걷는 일이 달련이 되었지만 오르막 길은 힘든다. 항상 남편은 어디를 가든 혼자서 씽씽 다닌다. 걸음이 빠른 막내 사위는 장인을 따라가고 나는 딸과 천천히 오른다.



조금 올라가니 낙산 전시관이 나온다. 그곳을 둘러보니 낙산의 유래, 역사 적 인물, 한양 도성에 관한 사연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낙산 공원은 대학로와 동대문으로부터 이어지며 역사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원이다. 낙산은 서울의 내사산의 하나로 좌청룡에 해당하는 산이라 한다. 지형이 낙타의 등처럼 생겨 낙타산이라고도 한다.


막내 사위가 장인에게 서울의 모습을 설명해 주고 있다

한참을 올라가니 성곽길이 나온다. 성곽길은 걷기는 편한 길은 아니다. 성곽길에 올라가니 서울 시내가 다 보인다. 막내 사위는 장인에게 서울시가지를 바라보며 설명하고 있다. 우리도 함께 바라본다. 서울시가 다 보이며 멀리 남산타워 까지도 보인다. 이곳에 오면 서울을 다 바라볼 수 있고 여러 생각이 많을 것 같다.


남편은 서울 시를 바라보며 성곽길을 걷고 있다


남산 타워가 보이고 다른 쪽은 서울 대학병원이 보인다

성곽길에 서서 서울시내를 한참을 내려다본다. 사람들은 많은 사연을 안고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살고 있다. 서울을 수 없이 많이 다녔지만 성곽길은 처음 와 보는 곳이다. 언제 한번 가봐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 오게 되었다. 나이 든 우리 부부만은 가고 싶은 곳을 다닌다는 게 쉽지 않다. 막내딸과 사위가 안내를 해 주어 쉽게 다닐 수 있어 다행이다.


나이가 많은 우리는 이제 서울에 오면 여행하듯 이곳저곳을 다녀 보려 한다. 삶이 언제 멈출지 모르는 나이 후회 없이 살아야 할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성곽 길을 다 돌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우리는 다시 내려와 점심을 먹으려 대학로 길로 나왔다. 차를 타고 가면서 대학로 분위기도 살핀다. 마로니에 공원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토요일 이면 외국인들이 도로에서 비취 파라솔을 치고 각종 음식과 자기 나라 식재료를 파는 행사를 하고 있다고 사위가 설명을 한다. 예전에 딸들과 대학로를 다니며 연극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그 근방 맛집에서 남편 좋아하는 추어탕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성수동으로 간다. 언제부터 성수동 수제화 거리를 다도 하는 회원들과 와 보기로 약속을 하고 못 와 본 곳이다. 오늘 성수동 분위기는 어느 외국 같은 그런 분위기다. 지식 사업센터 건물들이 있고 간간히 예쁜 카페 같은 곳, 옷 파는 곳, 가게를 한번 들어가 보니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특이한 옷을 파는 곳이다.


성수동은 다른 곳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다


성수동이 뜨는 이유는 유니콘과 벤처캐피털들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스타트업이 몰리고 MZ세대의 핫 플레이스라고 하니 나이 든 우리 세대와는 동 떨어진 곳이다. 나는 그걸 모르고 수제화 거리에 얼마나 예쁜 신발이 많을까? 그 기대만 했었는데 완전 내가 생각과는 다른 분위기의 성수동이다. 젊은 세대들의 핫 플레이스를 구경 한번 한 걸로 궁금했던 일이 다 풀렸다. 막연히 생각했던 성수동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고덕동 둘째 딸 집으로 건너가는 길에 예전 살았던 잠실에 들려 롯데 몰에 가서 구경도 하고 옷도 사고 서울 곳곳을 누빈다. 군산에서 맨날 집과 공원에서 산책하고 동네에서 만 지내다가 세상 구경을 다 하듯 서울을 누비고 다닌다. 그 에너지로 한 동안 답답함을 견디며 살아 낼 것이다. 막내딸 하고 남편하고 구경하는 동안 막내 사위는 예전에 살았던 동네 홈 플러스에 가서 어느 사이 무엇을 잔뜩 사 가지고 왔다.


고덕동 둘째 딸네 집에 와서 짐을 풀어놓으니 장인 좋아하는 연어랑 보쌈, 수육, 닭강정 여러 가지 음식을 막내 사위는 사다가 먹으라 내놓는다. 젊은 사람이라 말은 언제나 툭툭 던져 정이 없을 듯한데 속 정은 깊다. 일 년에 한두 번 딸 들 집을 여행하듯 다니면서 호강을 한다.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를 둘째 딸네 집에 인계하고 막내는 저희들 집으로 돌아간다. 딸 많이 낳았다고 구박하시던 시 할머니가 시어머님이 계시면 다 말해 주고 싶다. 딸이 얼마나 좋은지. 마침 기다리던 손자도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반갑다. 딸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느끼며 며칠 보내는 시간이 우리 부부에게는 즐거운 여행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서울 여행하듯 딸들 집 다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