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비즈니스 시리즈] 증류식 소주 시장과 화요에 대한 기록
화요라는 회사를 보다가 재미있는 포인트들이 있어서 휘발되지 않게 브런치에 기록해 둔다.
[기록1. Numbers]
- 2003년 설립된 화요가 광주요의 자회사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현재 광주요의 지분은 없거나 소수지분으로 파악되며 조태권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약 64% 보유하고 있다(2022년 감사보고서 기준).
- 아주 예전부터 있던 동아원(현재 사조동아원) 지분이 5.6% 정도 남아있다.
- 화요의 매출액은 2014년 약 36억에서 2022년 약 303억으로 8배 이상 성장했다. CAGR은 약 19%.
- 영업이익은 2003년 설립 이후 꾸준히 적자를 지속하다 2016년 첫 흑자전환했다. 2022년에는 약 9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9.7%였다
- 2021년까지 누적결손(약 -52억) 상태였다가 2022년 이익잉여금이 25억 플러스로 돌아섰다.
- 2022년 재고자산이 25억으로 매출액 대비 엄청나게 낮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제품 재고자산은 7억 원뿐이다. 재고자산이 원가기준인 점을 감안해도 월매출이 25억인 점을 고려하면 제품이 만들어지면 거의 팔리는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류식 시장은 2022년 700억 규모로 전년도 450억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중 화요의 매출액이 303억 원 수준이니 대략 43%를 점유하고 있는 사업자인 셈이다.
- 참고로 희석식 소주 시장은 약 3조 원으로 증류식 소주 시장은 아직 매우 작은 수준이다.
[기록2. Business & Marketing]
- 화요는 20년 존버의 결과물과 같다. 연예인 광고, 대규모 마케팅 등이 없었다. 제품이랑 신념으로 20년 밀어붙였다. 물론 일반 기업이 13년 동안 적자 보면서 이렇게 사업하긴 쉽지 않다. 여기에는 광주요 등의 지원이 있어야 했다.
- 이렇게 장기 투자를 통해 오랜 시간 역량을 축적해야 하는 비즈니스는 자금 사정이 넉넉한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추진하는 편이 유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광주요, 가온, 비채나, 화요로 이어지는 브랜드 정체성은 명확하다. 한식의 '세계화, 고급화' 여기에 포커스가 다 맞춰져 있다(다만 가온은 23년부터 영업 중단상태)
- 조태권 회장 인터뷰에 따르면 2010년 군납이 이뤄진 게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면세가격이 워낙 파격적이다 보니 장병들이 직접 소비도 하고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기도 했단다. 이게 입소문을 타고, 또 장병들이 전역 이후에도 화요를 찾으면서 말이다.
- 증류식 소주 시장은 더욱 커질 수 있을까? 현재 성장세로 보면 2~3년 내에 시장규모 1천억 이상은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만약 희석식 소주 시장 점유율을 10% 정도 가져온다면 시장규모를 3천억까지도 확대할 수 있다.
- 다만 국내 시장을 보면 희석식 소주라는 완전 대중화된 상품이 존재하고, 증류식 소주 특성상 가격대가 높은 점, 화요의 17도, 25도, 41도 등 각 라인업마다 경쟁 상품이 존재하는 점 등을 보면 증류식 소주는 적정 수준에서 애호층을 형성한 뒤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 물론 와인 시장이 연간 1.5조(가정용 기준), 연간 위스키 수입액이 2천억(리테일 매출액은 몇 배 더 클것)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증류식 소주도 향후 얼마나 대중화되는지에 따라 그 규모가 결정될 수 있다.
- 이와 별개로 화요는 국외 시장에서 성장을 견인하거나 저도주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 여기에 발맞춰 회사도 일찍이 해외 시장 개척을 해왔고, 최근에는 저도주 시장 공략을 위해 화요 막걸리를 출시했다. 하이볼 같이 고도주를 활용한 칵테일 열풍은 화요 입장에서 더욱 반갑다.
- 이처럼 사람들은 화요를 스트레이트로도 마시지만 칵테일이나 토닉워터를 탄 하이볼 등으로도 많이 소비한다. 젊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인 인스타그램을 보면 화요를 활용한 칵테일, 하이볼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이 많다.
- 하이볼이 일본 위스키 시장을 어떻게 바꿨고, 산토리를 어떤 경지에 이뤄두었는지 보면 이런 접근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 시장은 화요, 일품진로 등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원소주 같은 니치제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롯데칠성과 같은 대기업도 증류식 소주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시장 내 선택지는 좀 더 다양해질 수 있겠다. 술도 트렌드를 타는 기호식품이다 보니 언제든지 시장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화요의 PR트렌드]
도자업체 광주요 소주시장에 출사표 (2005년 7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2/0000010548?sid=101
조태권 광주요 회장, ‘화요’ 금메달 수상 (2008년 6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4/0000021875?sid=102
“프랑스에 코냑이 있다면 한국엔 화요가 있습니다” - 조태권 광주요 회장의 ‘화요’(2009년 2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0/0000012631?sid=101
전통술 ‘화요’, “수출역군으로 변신했어요”(2009년 4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2/0001997120?sid=101
‘화요’ 대중화 성큼…GS25 수도권 17개 지점 입점(2014년 6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2/0002597365?sid=101
10년 만에 ‘화요’ 흑자전환 성공한 조태권 광주요 회장 (2016년 2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4/0000051885?sid=102
40년 술 장인 문세희 화요 대표, 세계 술과 맞짱(2021년 6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17/0000700267?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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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Comment : 브랜드에 주목한다]
최근 플랫에서 브랜드로 시장 관심이 이동하며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 K-POP이나 콘텐츠 등 한국 문화의 글로벌 확장과 취향기반 소비에 따른 브랜드 다양화 등의 기조가 이런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뷰티, 패션, 식음료 등 소비재 시장에서의 소규모 M&A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데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과 트렌디한 브랜드를 원하면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의 인수, 투자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전에 쓴 글을 참고.
https://brunch.co.kr/@tommyhslee/83#comments
다만 최근 떠오르는 브랜드들을 보면 공통점이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데 바로 생긴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브랜드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피인수나 투자유치 이후 브랜드 운영 기조가 바뀌며 성장률이 둔화되거나 심지어는 역성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소비재 M&A가 어려운 영역 중 하나인 이유다. 새로운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 경향이 강해지고, 소비 형태가 가속화됨에 따라 브랜드의 라이프사이클이 크게 짧아진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단일 영역에서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자신을 알려온 브랜드는 더욱 귀한데 '화요'가 바로 그런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