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서 체코에 대하여 사전 지식을 알 수 있게 하는 구소련 태생 박노자 교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 그 내용을 중심으로 체코 근대역사를 살펴보려 한다.
박노자 교수 강의 내용은 68 혁명에 대한 이야기였고, 유럽 근대 역사를 이해하고 현재 우리 모습을 보는 거울이 되는 것 같다.
동유럽 국가이던 체코와 68 혁명이 무슨 관계 일까?
68 혁명은 프랑스 파리 대학교를 파리 1 대학, 2 대학 등으로 학교명으로 인한 차별을 없애는 계기가 되어 프랑스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68 혁명은 생각보다 전 지구적 현상이었던 것을 최근 이해하게 되었다.
시대적으로 68 혁명 세대는 전후 베이비 붐의 세대로서 어느 때부터 풍요로운 시기였지만, 근대화를 하면서 권위적이고, 구속적인 교육 문화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 흐름은 프랑스, 체코를 포함한 유럽과 미국, 심지어 일본 학생층까지 탈 근대화라는 주제로 하나의 큰 움직임이 있었다.
1968년 시기의 대립하였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양진영은 모두 근대화 유산 속에 만들어진 체제로서 산업사회적 성장에만 치중한, 권위적이고 제국주의적인 모습에서는 동일하였다. 따라서, 68 혁명은 탈 근대화라는 측면에서 세계사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군사독재 시절로서 뒤늦게 근대화가 진행 중인 시기로서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지만, 한국의 베이비붐 시대였던 55년 시대와 70년 세대는 87년 6월 항쟁과 2017년 촛불 혁명을 통해 68년의 탈근대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의 첫 번째 여행지인 체코는 소비에트 연방 공산 국가였지만 체코 자생적 공산주의 국가였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방문하려는 도시인 프라하는 프라하의 봄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프라하의 봄 (체코어: Pražské jaro)이라고 하는 사건은 1968년 1월 5일 체코의 개혁파인 둡체크가 집권하면서 경제, 정치면을 분권화를 실시하고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개혁을 시도하였고, 표현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소련은 이를 달가워하지 않았고, 소련은 협상이 실패하자 장갑차와 탱크를 보내어 체코를 침공하였다.
벨벳혁명 때 청년이 탱크를 막아서고 있다.
한 학생이 자살 항의를 하긴 하였으나 사람들은 비폭력 시위로 대응하였으며 군사 저항은 없었다. 이 시기 소비에트 연방군이 장갑차와 탱크로 무고한 시민을 죽이자 전 세계 여론의 비난이 일어났다. 체코는 1989년까지 점령상태가 되었고, 둡체크를 외국으로 망명시켰고, 이어 집권한 구스타프 후사크는 대통령에 올라서 모든 개혁을 무효화시켰다.
마치 우리나라가 87년 항쟁 이후 민주정권 이후 다시 기존 집권세력에게 권력이 빼앗기자 모든 민주화된 질서와 언론이 후퇴했던 경험과 일치한 경험을 체코에서도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그 기간동 많은 예술가들이 후퇴한 민주주의에 대하여 풍자 미술을 그렸고, 이로서 연행되고, 블랙리스트 예술인이 되어 많은 탄압을 받았다.
예술가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예술로 저항을 하는데, 프라하에는 까를교 근처에 있는 존 레넌 벽이 그러한 상징이다. 본래는 평범한 벽이었는데, 1980년대 존 레넌에게 영감을 받은 자유와 평화를 표현하는 그라피티가 덧칠을 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이 그라피티는 구스타프 후사크 독재 정권에 대한 불온한 낙서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마치 그라피티는 한국 민중예술에 해당해 보인다.
존 레넌 대표적 음악인 Imagine 가사를 보면 프라하 젊은이들이 독재정권과 외세에 의한 정권에 대하여 대항을 하였지만, 힘에 의하여 독재정권이 재집권하는 등 수난당하는 상황에서의 저항의 의미가 가사에서 존 레넌이 상상하라는 가사와 너무 많이 와 닫는다.
체코 독재기간 중 젊은이들은 평화를 바랄 뿐인데, 사람들은 국가, 종교, 차별, 권위 등으로 갈등을 만들고 간다. 차라리 이런 모든 것이 사라진 세상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존 레넌 벽은 그런 갈등을 표출하고, 꿈꾸는 공간이었을 것이다.
존 레넌 벽에서 존 레넌 초상
Imagine
John Lennon
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Aha-ah...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Nothing to kill or die for
And no religion, too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Imagine no possessions
I wonder if you can
No need for greed or hunger
A brotherhood of man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You...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이처럼 성공한 진압으로 보이던 프라하에서 벌였던 만행에 대한 젊은이들 저항은 문화적으로 이어왔으며, 공산주의자들에게도 도덕적 반성의 움직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영향은 85년 러시아의 고르바초프 등 개혁개방에도 영향을 미쳤고, 소련 붕괴를 이루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하였다.
이후 체코 프라하에는 진정한 봄이 찾아왔다. 벨벳혁명(체코어: sametová revoluce) 또는 신사 혁명(체코어: nežná revolúcia)으로 불리는 혁명으로 동유럽 민주화 혁명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1989년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프라하에 운집한 평화 시위자는 20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불어났다. 이후 11월 28일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은 일당제를 폐지하면서 알렉산드르 둡체크가 1989년 12월 28일에 연방 의회 의장으로 선출되고, 다음날 바츨라프 하벨이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직에 올랐다. 1990년 6월 체코슬로바키아에는 민주적인 선거를 치르면서 민주주의를 맞이했다.
독재국가란 억압적인 전체주의 국가를 말한다. 심지어 국회의원들까지도 민주주의의 반대는 공산주의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반대는 전체주의 독재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국가 내에서의 산업 독재와 공산주의 독재는 닮아 있다.
한국사회에서 독재정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과거 미국 메카시즘처럼 종북이라는 이념 틀로서 상대를 무력화시키려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세계 역사 관점에서 갈등의 본질은 전체주의와 민주주의와 싸움이었지만 정치인들에 의해 왜곡되어 왔다.
그런 싸움이 구체화되어 시대의 경계가 되는 해가 1968년도라고 할 수 있다.
1968년 시작된 68 혁명은 근대와 포스트모던시대로 구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 시대를 기점으로 세계는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과거 전체주의적 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젊은 이들의 몸부림이 있던 시대이다.
그시대 영향을 받은 곳은 유럽과 미국 ,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동유럽 국가인 체코역시 예외가 아니었고 벨벳혁명이 있었다.
체코의 자유를 찾고자 바츨라프 광장에 들어선 탱크 앞에서 저항하는 젊은이 모습에서 2016년 겨울 광화문 광장에서 부패한 권력에 대한 탄핵과 세월호, 장애인, 탄압받는 노동자와 차별에 대하여 촛불을 들고 외쳤던 시민들 모습이 생각난다.
가족과 광화문 촛불시위 참여 사진
첫 방문지인 프라하에서 의미 있는 승리로 이룩한 2017년 대한민국 민주주의 모습이 오버랩되었고 , 체코 프라하의 벨벳 혁명과 2016년 10월 29일부터 시작된 촛불 혁명을 보면서 우리는 좌우 이념으로 싸우는 것이 아닌 전체주의 독재와 민주주의로 싸우는 것임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출발점도 다르고 시점도 다르지만 어느 순간 세상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을 다녀오고 10월 여행기를 정리하는 시점 2017년 독일의 비영리 공익, 정치재단인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2017년 에버트 인권상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선정하였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처음으로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 수상자가 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연결되어 있다. 인류가 지켜나가야 할 정신을 이어가면서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인류 역사를 새롭게 쓰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