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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전환 (2편)

인공지능 플랫폼 산업의 기회를 만들려는 경영자들에게

by 금빛나무

흔한 착각

사람들은 과거 우리에게 들어왔던 정보와 프로파간다를 진실로 믿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정보화 이전 텔레비전 및 라디오를 통해 일방향 시대 받아들인 관점은 대체적으로 프로파간다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스스로 가진 인식의 다수는 그런 프로파간다에 의해 이뤄졌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자들이 이야기하는 생존권 투쟁 및 권리주장을 마치 경제성장에 반대로 가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마치 경제를 위한 노동자 권리 같은 주장은 좌파 주장으로 이런 주장이 경제논리에 개입되면 발전이 저해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런 논리 자체가 근대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간파해야 한다. 오히려 그런 근대 이데올로기에서 독립된 관점이 있어야 새로운 4차 산업 혁명을 준비가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시대가 어떤 방식으로 인류가 발전되어 왔는지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매번 동일한 방식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거시적 시각과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다음 시대를 준비하게 된다. 사실 새로운 시대를 설계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기술노동자천하지대본

세상의 변화에서 언제나 시작은 기술발전에 의한 변화로 비롯되어 왔다. 기술과 기술자를 존중하는 국가는 언제나 세상의 중심에 있었다. 이처럼 기술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경제와 정치시스템을 바꾼다. 그리고 환경변화를 이루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우리는 시대를 분석하는 도구인 STEEP(사회, 기술, 경제, 환경, 정치)라는 틀에서 다루지만, 인류 발전과정에서 대체로 기술은 다음 세대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되어 왔다. 그래서 전 세계는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을 통합적으로 교육하는 STEAM 교육으로 인재 양성을 하려고 한다. 즉 기술과 공학이 변화의 중심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사회는 어떠했는가? 기술자에 대한 천시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인식이 조선시대의 사농공상 관습과 해방 후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온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노예처럼 인식해어온 과정에서 조선인이 일제로부터 답습했던 문화 속에서 현재까지 상명하복 조직문화가 강화되어 오면서 여전히 기술을 등한시한다.

따라서, 과거 농경시대에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에서 산업시대에는 기술노동자천하지대본(技術勞動者天下之大本)이어야 한다. 따라서 산업시대까지를 본다고 해도 이성적 사고와 기술자가 중심이어야 했다. 물론 이런 상명하복 문화는 생산제조기반의 산업시대까지도 유효했다. 그러나 지식산업 시대는 인간의 단순한 노동이 아닌 그 이상의 협력과 집단지성이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문화흐름은 1968년 68 혁명을 통해 만들어낸 세대들은 다양성과 공존이란 가치를 내세웠다. 이 세대들의 문화현상은 이후 실리콘밸리의 첨단산업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인간존중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재단노동자 전태일이 남긴 것

한국사회는 서열구조의 조직구조 기반에서 마치 계급을 통해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

내가 일하는 회사 역시 그렇다. 통신분야에서 온갖 경험을 한 사람들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산업 전문가일 텐데 생각보다 많은 임원들은 회전문처럼 낙하산으로 온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경험 많은 직원들도 비판적 말 한마디 못하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임원들의 의사결정에 무조건 따른다.

이런 실력과 무관하게 계급이 결정되는 구조에서 과연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전 근대적 의식이 여전히 회사에 자리 잡는다는 것에 대해 경계를 해야 한다. 사실 실리콘 밸리의 정신에는 도전을 하는 앙드레푸르너쉽과 세상에 공감하는 공감능력을 통한 경영을 바라본다. 심지어 스티브잡스조차 자신에게 도전하는 직원들을 승진 시 겼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980년대 애플의 매킨토시팀 리더들은 해마다 한 명씩 스티브 잡스에게 도전했던 사람에게 상을 주고 수상자들을 회사의 주요 부서 책임자로 승진시켰다.)

도전과 함께 공감은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디스쿨에서 진행하는 디자인싱킹 방법론에서 공감은 어떤 프로젝트 및 사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정의한다.


그런 두 가지 측면에서 저항의 상징인 전태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실제로 힘들어하는 어린 노동자들을 위해 공감했고, 처우개선을 위해 환풍기 설치등을 요구했고, 노동시간 준수를 요구했다. 사실 지금으로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것인데, 과거에는 그것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힘든 도전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태일은 노동운동가로 보이지만, 실제로 그는 뛰어난 실천가였다. 만일 그가 만든 사업계획서의 내용을 보면 교육과 복지, 소비자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까지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만일 당시 투자에 성공해서 그의 태일기업이 성공했다면 분명 그는 혁신적 사업가가 되었을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방향성

인류가 발전되어 가는 과정에서 보면 분명한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사회는 오랜 산업사회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야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문제는 한국사회가 대체로 과거 메카시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시대 변화를 맞이하면서 합리적인 비판의식을 갖지 못하는 경우를 본다.

원인으로 오랫동안의 과거 전체주의 시대의 프로파간다에 세뇌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에서 다론 아제모을루, 사이먼 존슨, 제임스 A. 로빈슨이 수상하였는데 번영의 중요한 핵심으로 포용적 제도임을 증명했다. 포용적 제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실현된다. 실제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과정은 지식 산업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의 동력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런 민주화과정에서 나타난 것이 문화콘텐츠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은 서구 유럽사회도 68 혁명 이후 나타난 대중문화현상과 매우 유사하다.


우리가 맞이하게 될 인공지능 시대는 많은 일자리 감소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와 같은 생산위주의 일자리는 감소하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생산품과 서비스에 가치를 부가하지만 그 밖의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경험이 부족하다. 생산형 일자리 감소와 함께 다른 개념의 일자리로서 비생산형 /물질이 아닌 가치를 만들어가는 일자리에 대한 발굴과 소비방식이 필요할지 모른다.

앞으로 발현될 기술문명이 어떤 사회로 전환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주도권 못지않게 포용적 사회 전환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기본소득을 포함한 다양한 미래구상이 새로운 산업과 연관된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과거의 실패 반면교사

과거 비즈메카 플랫폼 사업 초창기 참여한 초기 멤버로서 우리 플랫폼이 구글보다도 빨랐지만 왜 더 이상 발전을 못하고 제약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한국에서 세계최초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가 나왔지만, 아이팟과 아이폰만 살아남았다. 물론 삼성 갤럭시는 남아있다. 소셜네트워크에서도 싸이월드도 있었지만 페이스북 , 인스타 등에 비하면 우리는 존재감도 사라졌다. 우리가 선도한 여러 가지 노력에 비하면 왜 뒤처지는지 우리는 반성을 해야만 한다.


한국 플랫폼 기업이 실패하는 근본 이유는 첫째는 지속투자하는 자본이 없었다는 것이다. 과거의 통신산업은 국가투자가 중심이었지만, 플랫폼산업은 그렇게 회사에서 기다려 주지 않았다. 결국 임원이 바뀌면 새로운 사업에 투입되다 보니 본질적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

둘째는 그런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수직적 조직문화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임원보다 많은 경험과 실패를 통해 성공할 길을 알고 있는 직원들이 주도할 수 있게 되기 위한 구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그런 기술을 가지고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것도 큰 원인이다. 자신의 노력을 아무것도 모르는 임원이 오면 알기쉬운 보고서 만들어 교육시키고 임원이라는 권위에 의해 무시받고 상처받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또한, 이러한 근본적 문제는 낙하산 임원들이 사업을 하기 위한 목적보다 자리 차지하기 위한 개념이 크다 보니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가치를 추구하는 도전정신보다는 안주하게 되거나 본질과 거리가 먼 쪽에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나는 기업가들에게 가치를 추구하는 혁명가로서 자세를 요구한다. 그리고 임원들도 조직 내에서 발굴되고 키워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 신분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성공하는 조직은 조직 내의 카스트제도가 아닌 실력이 있다면 누구나 목소리 내고 역할을 맡는 조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급이 없이 누구든 일하는 노동자, 기술자에 대한 존중과 함께 조직 내에 담겨있는 노하우와 지식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인식과 구조가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원활한 수평적 조직구조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산업이 미래사회 변화의 핵심이 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구세대 경영인들이 인공지능 산업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과거산업화시대 관점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공지능시대의 변화에는 산업시대 논리가 아닌 최소한 68 혁명 이후 관점과 미래를 바꿀 도전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시대 의사결정구조 방식은 과거의 수직적 구조가 아닌 수평적 메쉬형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글에 경영자들은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겠지만 나와 같은 기술 노동자의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플랫폼산업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실패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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