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패권 전쟁시대 우리는 어떤 길을 갈 것 인가?
인공지능산업은 많은 자본투자가 필요한 장치 산업이다. 이와 유사한 사업이 바로 통신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산업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GPU 투자가 필요하기에 초기에 많은 자본이 들어가야 한다.
인공지능 성능을 위해서는 GPU물량 경쟁이 치열하다. 그리고, 추가로 개발자, 사업가 생태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문화적 성숙도까지 요구되는 어려운 산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자본의 측면만으로 본다면, 과거 통신강국이 된 이유는 정부의 집중적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아래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통신이 국민기업이라고 하는 이유는 많은 세금과 투자비로 통신인프라를 만들었던 1982년부터 1990년대와 같은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래 표를 보면 매출액 대비 112.7% 에서 80% 대의 투자를 해왔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오늘날 자신이 벌어들인 돈 보다 더 투자하는 기업이나 공사가 있을까 생각해 본다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인공지능이 그런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회사 입사 시절 기술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그래서 연구원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기술동력이 사라지는 원인에는 기술자보다는 자본가 이익만 높이려는 탐욕스러운 경영자와 왜곡된 경영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모습이 지속되면서 경영은 구조조정으로 인건비 줄이는 것으로 경영 실적을 왜곡해 온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산업경쟁력을 위해서는 통신산업뿐 아니라 인공지능 산업에서도 주주경영을 넘어서 기업의 경영에서 노동자와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구조를 이뤄내야 한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50%를 노동이사를 두고 의사 결정을 한다. 독일의 경우 나치의 전범기업과 같은 상명하복 조직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이사제도를 법제화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불황기에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고 한다. 결국 우리의 기업들도 변화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공지능산업은 많은 자본투자가 필요한 장치 산업이다. 이와 유사한 사업이 바로 통신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인공지능 관련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데, 사실상 기술 패권구조에서 사실은 더욱 위험하다.
과거부터 이어온 문제이지만 해외 기업의 클라우드기반 모든 서비스가 올라가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오래전부터 플랫폼산업이 확대되면서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 종속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속수무책으로 점점 더 종속되고 의존하게 되면서 본질적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과거 한국 IT산업의 산증인이신 문송천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눈 적 있었다. 문교수님께서는 데이터베이스 등이 외산으로 모든 기반이 돌아가는 문제를 우려하신 바 있다. 본질적 기술력이 없이 쌓아 올린 성은 쉽게 무너진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는 오늘날에도 다르지 않다. 문제는 우리가 대체로 그런 외국 플랫폼에 쉽게 사용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자체가 기술패권구조 속에서 이뤄진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런 면에서 플랫폼등 하부 시스템에 대해 MS제품 AI기반을 사용하고 우리의 정보만 넣어 만든 인공지능을
‘소버린 AI’란 이름으로 이야기하면 곤란하다. NVIDA 홈페이지에서도 소버린 AI는 자체 인프라, 데이터, 인력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AI를 구축하는 국가의 역량을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이처럼 개별 국가의 데이터로만 학습된 AI가 아닌 기술 전반과 비즈니스를 포함한 개념이 소버린 AI 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MS의 홍보전략 속 부분이 되면서 왜곡하면 안 된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MS처럼 다른 나라에서 사업을 하면 된다.
실제로 MS 코파일럿을 사용 시 회사 업무데이터는 MS one drive에 모든 업무가 저장되는데 이경우 정보가 회사가 아닌 외부 MS클라우드에 저장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학습하는 인공지능 역시 회사외부이기에 기술노하우가 모두 MS에 저장된다. 문제는 현재로서는 이런 노하우 및 기업 정보 유출을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
윤석열 정부 시절부터 대폭 개방된 MS-365 등 공공 및 금융권에 외산 클라우드를 적용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정치적 압력이 아니었나 추측을 해본다. 금융의 정보처럼 민감한 정보와 국가의 공공정보를 외산 클라우드에 넣는 문제는 보안이 잘되었다고 해도 관리주체와 책임은 여전히 문제가 있다.
이런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언젠가는 미국대통령이 국내 방문하면서 오라클 임원도 함께 방한하면서 기존까지 무상제공하기록 약속했던 오라클 소프트웨어가 유료로 전환되었다. 이 시기 다양한 오픈소스데이터베이스가 나오면서 오라클을 대체했다. 분명 우리는 기술적 열위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열위를 극복하고 우리의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 간 국가 간의 치열한 기술 패권전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 KT와 ETRI에서 국산장비를 만들기 위해 몇 개월간 고생하고 만들어 놓으면 다음날 글로벌 장비제조사에서는 덤핑을 해서 장비 생산을 무의미하게 만들며, 기술생태계를 무너트려왔다. 그리고 외산 정보통신장비 도입시절 해외기업은 자신들의 기술을 주지 않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커맨드를 치는 등. 우리는 그동안 후발 주자국으로 많은 견제를 받아 왔다.
그리고, 초고속국가망 운영시절 우리 직원들은 시스코라우터가 대세가 되면서 라우터 자격증 CCIE를 취득하면서 모두 해외기업으로 이직해 나갔고 우리의 기술자들은 점점 사라졌다.
그런 흐름을 오랫동안 보면서 느낀 결론은 기술패권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기술자와 자본이 생태계를 이루어갈때 산업이 자란다. 따라서 우리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워지는 사회,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때 창의적 생태계가 만들어 진다.
한때 우리 회사에 방문했던 네텔란드 상무관이 네텔란드 지도와 거꾸로 그려진 한반도 지도를 보여주면서 두 나라는 아시아와 유럽의 중심이라고 지정학적 관계를 이야기해 준 적 있다.
나는 아직도 그가 나에게 이야기한 관점을 깊이 새기고 있다. 사실 한때 네텔란드 사람들 또한 전 세계를 다니며 무역을 해온 사람들이었다. 우리 역시 그들처럼 과거에는 페르시아까지 항행을 하면서 무역을 해온 나라가 아니었던가? 기술패권시대에 우리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구조가 아닌 우리의 전략과 세계관으로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