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검찰/사법 개혁의 역사성

우리의 검찰 사법개혁의 본질은 무엇일까?

by 금빛나무

권력에 편승한 경제구조

한국사회에서 검찰과 사법 권력의 폐해는 매우 심각하다.

본질적으로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정권이 등장한 근본적 이유는 한국사회 권력의 중심이 검찰에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막강한 검찰 권력은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고, 언론을 통제할 수 있으며, 모든 범죄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 이는 곧 검찰 권력이 돈과 권력의 중심에 서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문제는 오늘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사회 고도성장기를 포함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우리 사회는 권력에 편승한 경제구조 속에서 수많은 위험 신호를 경험해 왔다.


스크린샷 2025-10-04 오전 10.53.37.png 지강헌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쳤고, 지강헌을 존경한 지존파가 생기면서 수많은 살인이 이뤄졌다.

지강헌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쳤고, 그를 존경한다고 자처한 지존파가 등장해 수많은 살인을 저질렀다. 대중들은 오래전부터 구조적 모순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공공연히 드러낸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범죄자 지강헌이었다. 지강헌을 추종하던 범죄조직 지존파는 부자들을 증오하며 10억을 모을 때까지 살인을 하겠다고 했으나 근원적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파악조차 못했다. 결국 정작 피해자는 성실히 살아가던 서민들이었다.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절대 권력을 가진 이들이 정부 개발 소식 등으로 먼저 부자가 될 기회를 가졌고, 온갖 편법을 쓰더라도 자신들을 지켜줄 보호막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돈 많은 집안의 사위로 검사나 의사가 많았다는 사실은 이러한 권력관계를 잘 보여준다.


결국 한국사회에서 만들어진 불로소득을 지키거나 이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검찰과 사법의 힘이 필요했고, 그 주변에는 거대한 사법거래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검찰이라는 ‘호랑이 조련사’가 바로 김건희, 최은순 모녀 같은 인물들이며, 로펌 또한 그 역할을 담당한다. 판검사 출신 변호사가 수임에 특혜를 받는 ‘전관예우’는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은 돈을 대가로 전관 변호사를 고용해 죄를 가볍게 만들 수 있었다.


결국 우리 사회가 겪는 내란적 현상은 권력 집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검찰·사법 개혁의 본질은, 이들이 권력을 독점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환경을 제거해 나가는 데 있다.



저항하는 검찰·사법 권력

얼마 전 국회 본회의에서는 검찰청을 해체하고 기획재정부의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권력 집중 구조를 분권화해 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과 기소를 담당하는 공소청이 출범하게 된 것이다.

내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검찰·사법 권력의 반동적 흐름을 경험한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개혁 의지를 갖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 누구도 검찰·사법 개혁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다만 시기적으로는 더 일찍 이뤄졌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다. OECD 국가 중 우리처럼 검찰·사법 개혁이 미뤄진 나라는 드물다. 이미 서구 국가들이 경험한 문제를 우리는 뒤늦게 겪고 있지만, 늦었더라도 시작한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검찰 내부에는 개혁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존재한다. 이는 검찰 개혁이 곧 한국 사회 기득권 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우리는 그들이 권력을 독점해 온 구조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사회적 구조의 전환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



권력이 힘을 가지는 구조

권력의 분권화와 권력기관의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권력 집중을 해체해야 한다.

그동안 사법·검찰 개혁이 어려웠던 이유는 바로 권력 집중 때문이다. 이러한 집중은 자본과 연결되어 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 같은 기본적인 제도조차 70년간 미뤄진 이유는 이익집단의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전관예우 또한 이런 사법 왜곡 생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법적 판단은 대형 로펌과 연결된 검찰·사법 권력에 의해 언제든 왜곡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이 축적되었다. 결국 검찰·사법·언론이 얽힌 부패 카르텔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권력 구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해법은 투명성 강화이며, 권력 기관 간 불필요한 연결 고리를 끊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예컨대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와 같은 고급 주상복합에는 검찰, 판사, 변호사가 한 건물에 모여 살고 있다. 이는 곧 우리 사회 최고 권력층이 한 지붕 아래에서 사적 거래와 전관예우를 통해 부를 축적해 왔음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법원의 지방 이전 논의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 사례에서도 검찰 권력의 편파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이 권력의 중심에 있을 때 검찰과 사법은 그들에게 칼끝을 겨누지 않았다. 심지어 특검이 진행되는 지금조차 검찰청 해체와 같은 개혁이 실행되자 검찰은 태업으로 대응하고 있다. 검찰 권력을 집단적 권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개혁에 반대하는 검사들의 집단성

검찰은 기존 공무원과 달리 권력 집중으로 인해 이권을 잃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동시에 그들의 권력은 극우 세력과 특정 정치 세력의 기반이기도 하다. 이러한 연결은 단순한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권력 독점의 역사성과도 맞닿아 있다.

download-1.jpg 개혁에 반대하는 검사들의 집단성


역사성과 연결되는 권력 구조

대한민국 자본 형성 과정은 해방 후 친일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역사와 깊게 연결돼 있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 시절, 반민특위가 해체되면서 친일 청산은 좌절되었다. 그 결과 일제강점기 시절의 부와 권력이 해방 후에도 고스란히 이어졌고, 언론·교육·자본·사법·행정이 모두 친일 세력의 손에 남게 되었다.


따라서 권력을 지키려는 친일 기득권자들은 서로 다른 권력처럼 보였으나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였다. 친일 역사를 공유한 권력집단이었기 때문에 더욱 결속하며 독점적 권력 구조를 유지해 왔다. 미군정 시절 친일 기득권이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메카시즘 이데올로기가 있었다.

fbfad333-b755-4061-b761-c3f22ae4a286.jpg 조봉암 선생은 국가보안법으로 사형

조봉암 선생이 국가보안법으로 사형을 당한 사건, 인혁당 사건, 노동자에 대한 가혹한 판결 등 수많은 사법 왜곡은 모두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검찰과 사법은 전체주의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이번 검찰 수사·기소 분리와 같은 권력 개편은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니라 개혁의 시작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언론과 차별 없이 서열화를 무너트리는 교육 개혁과 함께 국가보안법 해체와 같은 상징적 조치를 통해 메카시즘과 전체주의의 잔재를 청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우리 사회 지식인들의 역할과 용기 있는 목소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미래를 위한 사법개혁

오늘날 검찰개혁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사법부는 내란세력이 차지하고 있다. 국민은 선출권력을 해임했지만, 조희대 및 지귀연 같은 사법적폐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는 이들에게 내란재판을 맡기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 이를 통해 특별재판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사법개혁에 대한 로드맵이 중요하다. 사법개혁에서 본질은 법관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재판에 시민참여제도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영국과 미국 방식인 배심원제도와 독일등 유럽의 참심제가 있다.

배심원제도는 시민들의 재판참여하지만, 판사는 시민들의 의견을 담아내서 판결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판결은 참조일 뿐 강제하지 못한다. 그러나, 독일, 유럽의 참심제는 직업판사와 시민판사가 함께 재판을 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즉 배심원제도 보다 더욱 강력한 시민 참여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참심제도에서는 시민판사는 직업판사의 6배 정도라고 한다.

참심제도는 앞으로 인공지능 기반 판결에서 좀 더 도움을 주기 좋은 구조하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민들이 인공지능 태블릿을 활용하여 재판에 참여할 경우 보다 다양성 있는 사람들이 재판에 참여하기 용이하게 도움을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미래를 생각한다면, 사법개혁에서 배심원제도보다는 참심제를 도입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keyword
이전 03화'엘리트주의'라는 전 근대성 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