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제가 담당 자니까요....
"사장님~ 카드내역서 말고 이용대금 명세서로 다시 부탁드립니다."
"아니... 부가세 때 내역서 보내드리는데 왜 또 달라는 거예요??"
"결제일 별로 출금 잔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챙겨 주셔야 합니다. 사장님~"
"이자소득원천징영수증 챙겨주시고요..."
"은행 또 가라는 거예요??"
"은행 사이트에서도 가능하십니다....(부연설명... 장황^^)"
세무 대리니으로 일하면서 법인 결산시 매번 이야기하는 내용들이다. 고작 2회 차 법인세 신고지만 10년 넘게 다른 법인 회사에서 법인 결산시 루틴은 매번 경험해 온 터라 무엇이 왜 필요한지 이유는 명확하게 알고 있다. 더군다나 결혼 전 회계 업무를 보며 증빙이 부족하면 어떤 사태를 마주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은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풀겠지만 우선 그 사건으로 인해 다른 회사에서 일할 때도 증빙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챙기는 편이다.
법인 결산은 법인이라는 하나의 인간으로 보자면 1년 동안 법인이 지출하고 수입한 모든 내역을 명명 백백하게 정리하여 마무리 점을 찍어 끝내는 일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당한 적격증빙을 통해 이익인지 손실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법인 회사에서 이유 없는 지출 및 수입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신 모든 통장 내역과 카드내역 및 지출 내역 등을 입력하고 채권 채무를 맞추다 보면 세금계산서가 간혹 누락되거나 이중 발행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어찌 처리할지 사장님과 확인 해하고 잔액을 딱 들어맞게 맞춰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고 그다음이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결제일에 맞춰 12월 말 잔액을 맞춰야 한다. 이 내역을 보려면 이용내역으론 100프로 맞출 수가 없다. 연회비가 빠져있다던가 할인 이라던가 해외 결재 내역이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반드시 이용대금 명세서를 챙겨 달라고 요청한다.
여직원이 없는 법인의 경우 사장님이 모든 것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바쁘고 정신이 없는지는 알지만 법인 신고 마감일은 다가오고 서류는 오지 않고 더군다나 늦게 도착한 서류가 간혹 년도가 잘 못 되어 있거나 요청한 서류가 아닌 경우가 발생한다. 재요청하는 사람도 미안하고, 바쁜 업무 중에 서류 하나하나 챙겨주셔야 하는 사장님 입장에서도 여간 귀찮은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세무 대리인은 욕을 먹더라도 챙길 것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일하고 있는 세무 사무실을 퇴사하고 후임이 온다고 했을 때도 반드시 필요하다. 전에 자료가 제대로 갖춰 있어야 일을 인계받은 새로 입사한 세무 대리인에게도 일처리 하기 수월한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한 나로서는 진짜 너무 중요한 첫 번째가 증빙 보충 및 내역 정리라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회사마다 계정과목 사용이라던가 회계 처리들이 조금씩 다르다.
이 과정에서 사장님들은 꼭 줘야 하냐고 말한다.
"네!! 주셔야 합니다~ 전적으로 저를 믿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럼 사장님은 웃으시면서 알겠다고 하시며 챙겨주신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신입이라면 서류 요청 전화를 겁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작년 입사하자마자 법인 결산을 시작할 때 이 서류 요청이 나는 여간 어려웠다. '을'의 입장에서 '갑'을 너무 귀찮게 하는 건 아닌가 싶은 걱정과 내가 지금 요청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으로 자꾸 한발 물러서서 업무를 처리했다. 결과는 굉장히 많은 시간 결산이 딜레이 되었고 자료를 늦게 받다 보니 야근은 11시가 넘어서 주말도 출근은 당연지사였다. 올해도 뭐 일찍 퇴근하는 건 아니다. 지금 이 글도 회사 출근에서 잠시 짬을 내고 쓰고 있으니. 하지만 서류 요청을 명확하게 하니 '가슴 벌렁증'은 확실히 작년보다 줄어들었다.(가슴 벌렁증이란? 실력보다 일의 난도가 높아 쉼 없이 두려움과 무서움이 덮쳐 가슴이 쉬도 때도 없이 벌렁벌렁 거리는 증상) 그러니 신입 세무 대리인이라면 법인 결산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서류를 제대로 챙겼는가? 회사마다 업종마다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보충해야 하는가? 이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 자료를 바탕으로 장부를 마감 치는 것.
오늘도 주말인데 사무실에 출근한 신입 세무 대리인. 나의 동지님들이 조금이나마 덜 힘들고 잘 버텼으면 좋겠다. 2년 차 만 1년... 15개월 차의 경력자 아닌 신입의 입장에서 법인 결산 시즌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장님이 우리를 믿고 전적으로 요청하는 서류는 보내주시도록 만드는 것. 통화를 무서워하지 말고 메일로 증빙을 남겨 두는 습관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이제 3월도 보름이 지났다. 벌써... 법인세 신고 17군데 중에 6군데가 아직 서류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 하지만 난 다시 요청, 요청, 또 요청할 생각이다. 우린 서비스 업종의 세무 대리인이니까. 함께 3월 말까지 파이팅 하며 힘내길. 오늘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세무 대리인 모두 너무나 멋진 사람들이다. 우리에겐 6월의 새해가 다가올 테니.
P.S
업무가 잔뜩 밀려 있지만 오늘은 연재를 꼭 하고 싶었어요.
머릿속 정리되지 않는 이야기들을 정제해서 읽기 좋게 풀어낸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렇게 부족한 깜냥이어도 글을 쓰면서 업무에 대해 다시 생각 정리도 합니다. 저도 용기 내서 다시 서류 요청 하려고요.
3월 가장 많이 힘들고 힘든 게 사장님들과 서류 요청 통화 내요.
마감하는 그날까지 모두 힘내세요. 파이팅입니다.
그리고 세무 대리인이 아니어도 제 글을 읽고 공감해 주시는 열일 하는 직장인 모두 매일 파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