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월급이라고 합니다만
세무 대리인 1년 차, 작년 입사하고 바로 했던 업무가 원천세 신고 및 지급조서 마감이다. 그다음 해야 할 업무가 바로 연말정산이다. 1년 동안 매월 급여를 지급하고 나면 다음 해 2월에 근로자들이 해야 하는 필수 절차! 바로 연말정산. 그나마 회계 사무실 신입이지만 일반 회사 인사팀에서 했던 업무 흐름을 알고 있었기에 낯설진 않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신고였다는 사실. 인사팀에서 업무를 해본 경험이 없는 아예 쌩 초보 신입이라면 총급여가 무엇이며 부양자 공제? 다양한 세액 공제들의 종류부터 한도까지 만만치 않은 업무라 생각한다. 매년 신고를 하고 마감한 경력자들에겐 어렵지 않은 업무지만 신입에겐 하나에서 열까지 조심스럽게 따져가며 해야 하는 업무임은 분명하다.
1년 차 신입이라고 올해 연말정산은 작년보다 조금 더 수월한 느낌이다. 물론 챙겨야 할 것도 많고 외국인부터 중도 입사자를 챙기고 기부금과 의료비 체크하고 공제 내역을 보고 조금이나마 절세할 수 있는 방안을 말해 드리기도 하는 업무가 바로 연말 정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전에 연말정산 안내부터 시작이다. 이번에 신고한 업체는 40군데가 채 되지 않아서 더 여유로울지도 모른다. 작년 연말정산한 업체는 인원도 많고 업체만 50군데가 넘었다. 다양한 조건의 근로자들이 있어서 하나하나 체크하며 하려니 시간이 순간 사라졌다. 하지만 올해는 업체도 줄었지만 조심해서 예의 주시 해야 할 업체의 양도 줄었다는 점. 이 정도 양이 딱 신입 세무 대리인이 부담 없이 할 업무의 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을 처리하고 확인하고 정리하는 순환의 시간을 여유롭게 챙길 수 있어서 실수가 확실히 줄어든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혹여나 놓치는 부분이 있나 다시 한번 체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좀 더 세금 절세에 대해 안내하는 부분도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연말정산 안내를 하다 보면 유의 사항부터 조심해야 할 부분과 세액공제의 종류까지 안내문을 발송한다. 하지만 그 안내문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그대로 서류를 회신해 주시기도 하지만 보내는 메일을 아예 보지 않으시거나 보시더라도 내용은 무식하고 양식도 유의사항도 지켜지지 않은 상태로 회신이 오기도 한다. 이럴 경우 다시 전화로 안내를 한다. 연말정산은 근로자의 세금을 정산하는 업무이기에 회계 사무실 직원들도 최대한 꼼꼼하게 신고를 하려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선 질문지나 안내문을 잘 정독하셔서 서류를 챙겨주셔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이번 연말 정산 신고 기간에도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 했다.
첫 번째 상황은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못한다고 하셔서 함께 로그인부터 간소화 자료 내려받기까지 전화로 스텝바이스텝으로 설명해 주는 상황이 5번 이상 발생했다. 이 모습을 본 사무장은 "그러다 목 나간다."라고 말했다. 아니 모르신다는데 '알아서 하세요'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하지만 이해는 간다. 이런 같은 내용의 문의 전화를 업체는 한번 하지만 받는 세무 직원은 횟수만 합쳐도 하루에 수십 통 넘게 받는다. 실제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퇴근 시간이 되어가면 목이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친절한 목소리로 끝까지 응대하고 싶지만 점점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니 텐션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힘을 내본다. 곧 끝날테니.
두 번째 상황은 가장 많이 놓치는 실수인데 바로 중도 입사자 및 당해 연도 첫 입사자의 경우 챙겨주셔야 하는 서류 기준이 다름을 안내했지만 그대로 보내주시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다시 안내를 해드려도 다시 틀린 메일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도 입사자의 경의 전 직장의 중도 퇴사자 원천징수영수증을 챙겨주셔야 하고 당해 연도 첫 직장인 경우 입사 월부터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를 보내셔야 함에도 1년 치를 보내 주셔서 같은 안내를 무한 반복 하기도 한다.
세 번째 상황은 주민번호를 비공개로 한다던가 기부금 영수증 이월 부분에 있어서 이해가 안 되시니 계속 전화를 주시는 분, 내신 세금 안에서 결정 세액이 나오면 환급과 징수가 나눠지는데 어떤 분은 너무 조금 환급받았다 하시고 어떤 분은 왜 세금을 더 토해내야 하냐고 말씀하셔서 이 부분에 응대하는 것이 신입의 경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말을 서로 기분 나쁘지 않게 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모르시는 부분이라 이해를 시켜드려야 하기 때문에 자칫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마주 할 수도 있다.
이 정도만 조심해서 한다면 신입도 연말정산을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요즘 진짜 회계 프로그램이 잘 나왔다. 10년 전만 해도 수기로 많은 부분을 해야 했을 텐데 그때 어찌 일을 다 처리하셨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아찔 하다. 당연히 연말정산의 기본적은 소득, 세액 공제 요건과 종류는 공부를 해두는 것이 좋다. 이 공부를 하기 딱 좋은 자격증이 전산세무 2급이다. 연말정산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꼭 공부해 두시길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신입 세무 대린에게도 연말정산이 아주 큰 산은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진짜 더 큰 산은 바로 다음 달에 다가올 법인세이기 때문이다. 법인세 단어만 생각해도 신입인 나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2년 차가 되면 좀 무뎌지려나.... 그때도 내가 이곳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법인세 회사 실무에 가장 꽃이라 할 수 있지만 진짜 큰 산도 맞는 말이라 그 또한 땀 삐질삐질 눈물 콧물 질질 짜내며 걸어가야 할 세무 대리인 신입의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 벌써 숨 먼. 힘내보자. 힘내보자. 힘을 내어 보자. 이 또한 지나가리... 시간은 잡을 길 없이 흘러가니 그 시간 속에 나의 하루를 맡기면 어느새 경력이 한 칸씩 쌓여 간다.
P.S
이번 주부터는 업무에 대한 글을 업로드하려고 합니다. 적으면서 저도 생각을 좀 정리하려고요.
업무 분위기를 제외하고는 경력을 쌓고 전문직으로 업무 커리어를 쌓기에 세무 대리인 추천 하거든요.
힘들지만 힘든 시기만 지나가면 또 한해를 견디는 곳이 이 업종이라 생각합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6년 하시는 일마다 대박 나세요.(설은 지났지만 인사드립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