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지겨운 삶에 아무튼 얼마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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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단어 사이를 보고 있으면 그 안에 작은 소리들이 웅성웅성 거린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언어들이 엉켜있다.
그곳에는 표현되지 못한 언어들이 마음을 짓는다.
이 마음 저 마음 이때 저 때 그래서 어쩌고저쩌고 뚝딱뚝딱
그 마음은 드러나지 않는다. 영원히
적히지 못해서 드러날 수 없지만 분명 존재한다.
숨을 많이 쉬거나 혹은 숨을 많이 참거나 눈동자가 요동쳐 미세한 떨림까지도 그곳에서 엉켜있다.
시를 쓰는 사람은 하필 시를 써서 읽는 사람이 쉬지 못한다.
적힌 글자 수보다 웅성웅성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 쉬지 못한다.
그리하여 시는 적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더 시끄러운 장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