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정답인지 몰라 헤매는 모든 날도

지치고 지겨운 삶에 아무튼 얼마나 고마워

by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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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릴까 적었던 모든 것에 무엇을 기억했을까.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반짝이는 커서를 바라보다 괜히 거울을 본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나. 남들은 보지 못하는 세월을 거울 속에서 발견한다. 방이 좀 춥나, 훌쩍이다가 손이 또 건조해 생일날 선물 받은 핸드크림을 꺼낸다. 향이 좋아 기분도 한결 편해진다. 아 이제 진짜 적어야지. 손가락아 움직이렴. 그러다 보면 울면서 웃으면서 글을 적는다. 나는 나의 글에 그렇게 울고 웃는다.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 건지 모르지만 글을 적으면 이 글자들이 날아와 나에게 담긴다. 어제 사실 엉엉 울고 싶었는데 너무 또 행복해서 웃음이 났다. 사람이 참 이렇게 단순해도 괜찮은 것인가. 본능적으로 살고 있는 스스로가 의심이 되는 순간이다. 슬픈데 기쁘고 감사하다 화나고 모든 감정의 형용사들이 동시에 일어난다. 울렁거린다. 좀 더 어른스러운 표현을 찾고 싶지만 세련됨이라곤 찾을 수 없다. 오늘 자고 내일 또 인사하자는 말, 결국 같이 살아가자. 이렇게 투박하게 적을 뿐. 나에게는 돌들이 날아와도 옳다고 믿는 것들이 있다. 사랑, 변하지 않는 사랑, 변하지 않는 사랑을 받는 것. 변하지 않을 사랑을 하는 것. 자신 없지만 인내하는 법을 배운다. 해야 할 것들을 해내야 하는데, 선택과 집중도 해야 하는데 나는 모지리라서 자꾸 넘어지고 그 상태로 가만히 있고 싶다가 다시 툭툭 털고 어지럽게 반복하는 삶. 이 모든 것들이 그 안에서 정답이 될까? 정답이 되지 못하는 것들은 어떻게 남겨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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