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빠지는 직장생활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저녁 8시
오자마자 옷을 침대에 벗어던진다.
편한 티와 수면바지를 입고
찬장에서 햇반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데운다.
참치를 꺼내 햇반에 넣고 비벼서 입에 욱여넣는다.
이 모든 과정에 단 5분 안에 이뤄진다.
주린 배가 채워지자마자 밥상을 밀어내고 바로 바닥에 눕는다
누운 채로 핸드폰과 TV를 동시에 보다 보면 어느새 10시.
젠장!
벌써 잘 시간이다.
11시에는 자야 한다.
12시에 자면 어김없이 오분만 씨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매일 자기 전에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내일 입을 옷을 미리 골라놔야 한다.
이것만 해도 출근 준비 시간이 10분은 단축되기 때문이다.
옷장에서 상의, 하의를 꺼내서 요리조리 매치시켜본다.
썩 마음에 드는 게 없다.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12시다.
젠장!
빨리 고르고 자야 한다.
고민 끝에 1안과 2안을 준비한다.
문고리에 옷을 걸어두고 후다닥 잠이 든다.
다음날,
어제 골라놓은 옷이 이상하게 별로다.
어제는 분명 예뻤는데...
다시 옷을 고른다.
시간이 급박해서 결국 아무거나 입고 나온다.
거울에 비친 내 스타일이 별로 마음에 안 든다.
그리고 다짐한다.
'오늘 자기 전에는 꼭 예쁜 옷을 골라야지'
그리고 오늘 저녁,
어제와 같은 일이 똑같이 반복된다.
나를 지켜보던 남편이 옆에서 한 마디 한다.
'옷장에 옷이 저렇게 많은데 대체 왜 고민하는 거야?'
나는 대답한다.
'그러게 말이야. 근데 오빠, 나 내일 뭐 입어?'
오빠는 내 질문에 질색하며 거실로 도망간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옷을 고른다.
내일 출근 시간을 1분이라도 단축하기 위해서 다시금 옷 고르기에 매진한다.
과연, 내일은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출근할 수 있을까?
나의 내일이, 내일 모래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