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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스차일드 대저택 Oct 14. 2024

퀄리티 투자의 핵심은 무엇일까?

#기업 선별 #능력범위 #안전마진 #인내심 #용기 #지속가능 경쟁우위

  오늘은 퀄리티 투자의 핵심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주식 투자를 처음 접한 게 사회 초년생이던 2016년이었으니, 어느 덧 만 8년을 넘은 것 같습니다. 초기에 막 투자에서 시작하여 벤자민 그레이엄의 가치 투자를 익혔고, 현재는 버핏-멍거 식의 퀄리티 가치 투자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제가 접한 벤자민 그레이엄식 가치 투자는 자산 가치 대비 저렴한 주식, 저 PER 주식 중 투자 기업을 선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들이 버린 담배 꽁초를 한 모끔 빨 수 있는 가치 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의 경쟁 우위는 떨어지기에 마음 편히 장기 투자하기 어려웠습니다.


  반면, 버핏-멍거 식의 퀄리티 투자는 훌륭한 기업을 비싸지 않게 사서 오래 보유하는 것입니다. 꽁초 기업에 비해 PER, PBR이 높지만, 기업의 지속 가능한 우위를 바탕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과 이익이 증가합니다. 그러니 고 PER, PBR 배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쇄되기도 합니다. 혹은 시장이 훌륭한 기업의 지속 가능 경쟁 우위를 인정함에 따라 PER 배수 등이 오히려 올라가는 효과가 있어 주가가 올라가기도 합니다.


  퀄리티 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편히 오래 보유함에 따라 기업의 소유권 가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저에게 퀄리티 투자에 영향을 준 책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워렌 버핏,로렌스 커닝햄 / 출판: 에프엔미디어


김재현,이건 / 출판: 에프엔미디어


닉 슬립,콰이스 자카리아 / 출판: 더퀘스트


테리 스미스 / 출판: 워터베어프레스



  워런 버핏이 1988년에 지분 투자한 코카콜라(그 외에도 시즈캔디, 가이코, 애플과 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그 자체)에 여전히 투자하고 있는 모습, 찰리 멍거가 1990년대 부터 돌아가실 때 까지 절대 팔지 않았던 코스트코, 노마드 투자조합의 닉슬립과 콰이스 자카리아가 2000년대 초반부터 계속 보유 중인 아마존, 영국의 펀드 매니저 테리 스미스가 펀드 초기부터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구 페이스북).



  기업의 결은 모두 다르지만, 위의 기업은 시간이 지나도 지속 가능한 우위를 유지 및 확장하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이 쯤에서 생각해 볼 거리가 생깁니다. 투자 구루들은 퀄리티 기업을 어떻게 발견했을까?


  쉽게 질문을 던진 것에 비해 답은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투자 구루들도 무수한 시행착오를 통해 투자 기업을 선별하였으며, 때로는 좋은 투자 관점 임에도 결과적으로 잘못된 기업을 선별하기도 하였습니다.


  워런 버핏의 IBM, 항공주 투자 실패, 찰리 멍거의 초기 전자 기업 투자, 노마트 투자조합의 에어 아시아 투자, 테리 스미스 펀드에서 매도한 많은 기업들.


  저 같이 여전히 부족한 투자자가 퀄리티 기업을 한번에 제대로 찾을 수 있을까 묻는다면, 저는 NO 라고 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미 많은 잘못된 기업에 투자한 경험이 있으며, 퀄리티 기업이라고 잘못 판단한 사례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입한 관점이 모니시 파브라이의 관점입니다.


Shameless Cloning

-모니시 파브라이



  워런 버핏을 추종한 모니시 파브라이가 제안한 투자 전략입니다. 내가 훌륭한 투자 기업을 선별할 수 없으니, 이미 장기적으로 성공한 구루들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 중에서 골라보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워런 버핏은 2016년부터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애플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2024년에 애플의 비중을 줄이고 있긴 합니다.) 찰리 멍거는 1990년대부터 투자한 코스트코의 퀄리티에 대해 인터뷰 때 마다 공개적으로 언급합니다. 노마트 투자조합의 닉슬립과 콰이스 자카리아는 투자 조합을 해산하면서 아마존, 코스트코, 버크셔 해서웨이에 계속 투자하라고 조합원들에게 권했고 그들도 보유 중입니다. 테리스미스는 1년에 2번 씩 주주서한을 발송하며 펀드 초기부터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를 보유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투자 구루들의 책을 읽어 본 투자자라면 그들이 보유한 애플, 코스트코, 아마존, 버크셔해서웨이, MS, 메타 를 투자 후보군에 넣을 수 있습니다.


  투자 구루들의 책을 읽었을 뿐인데 퀄리티 기업 6개를 바로 추릴 수 있었습니다. 


  (*구글링만 제대로 해도 나옵니다.)


  그러면 6개 중에서 내가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을 추려봅니다. 6개 기업은 기업의 결이 다르기에 투자자의 '능력범위' 에 따라 이해가 쉬운 기업 혹은 어려운 기업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10년 전부터 애플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면서 소비자로서 애플 유니버스의 가치에 대해 남들보다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주말마다 코스트코 멤버십을 들고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싸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파는지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능력 범위를 바탕으로 기업을 선별해야 합니다.


  물론, 위의 기업에 투자 가용 자산을 균등하게 배분하여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투자자인 우리는 본능적으로 편견을 가진 존재입니다. 처음에 투자 비중을 동일하게 가져가겠다고 하여도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적 판단에 따라 투자 비중이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명확한 한 가지 사실은 기업은 특정 시점이 되면 반드시 큰 폭의 주가 하락에 직면할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투자자는 손실에 대한 고통이 이익에 대한 기쁨보다 2~3배 더 크기 때문에 하락함에도 보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입니다.


  그럼에도 보유할 수 있으려면, 능력 범위 안에서 기업의 퀄리티를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능력 범위 내에 들어오는 기업이 있다면 회계 분석까지 진행해야 합니다.


  고객으로서 기업을 이해할 지라도 기업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은 결국 장기적으로 매출과 이익이 창출할 뿐만 아니라 성장해야 합니다.


  회계적 지식을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지, 지속가능한 마진을 확보하고 있는지, 기업의 현금흐름이 원활한지, 장기적인 미래 수익을 위해 자본 배분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지 등을 투자자가 판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계적 지식에서도 능력 범위는 여전히 중요한 잣대입니다. 산업마다 기업마다 경영 전략과 비전, 성과가 다르기에 회계적 지식을 가지고 똑같이 해석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같은 지표도 투자자가 해석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의 회계적 퀄리티 판별도 매우 난이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회계 분석에도 투자 가능 기업은 매우 걸러집니다.


  그럼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여 장기 투자할 수 있는 퀄리티 기업 A를 선별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앞서 말한 선별도 매우 어렵기에 선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


  이제 바로 사면 될까요?


  여기서 리루가 말한 가치투자의 4가지 개념 중 3번 째인 '안전마진' 잣대가 필요합니다.



  퀄리티 기업을 선별했다고 소유권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기업의 가치는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 흐름의 현재 할인 총합 + 순현금 자산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본질적으로 미래는 불확실하며 지금 시점에서 추정한 미래가 실현된다는 보장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퀄리티 기업을 선별했다면 안전마진을 확보하며 투자를 서서히 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퀄리티 기업 A의 소유권 가격이 2,000원이라면 10% 할인 된 가격인 1,800원에 투자 가용 자산의 5~10% 정도만 투입합니다. 그 후에 20% 할인될 때 까지 기다렸다가 1,600원에 가용 자산의 10% 정도 추가로 투입합니다. 오래 기다렸다가 만약 50% 이상 할인하는 1,000원이 되면 가용 자산의 20~30% 정도를 추가로 투입합니다.


  이런 식으로 가격이 할인됨에 따라 투자 비중을 서서히 늘려갔다가 매우 할인된 가격이라는 합리적인 확신 지점에서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전마진 기준을 적용하면 맹점이 있습니다.


  첫째, 매우 높은 수준의 인내심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소유권 가격이 2,000원인 기업이 1,000원이 되려면 현재 가격 기준에서 50% 하락해야 합니다. 기업의 규모가 있기 때문에 큰 규모의 부정적인 사건이 벌어져야 반토막 할인이 됩니다. 1년 뒤일 수도 있고, 5년 뒤일 수도 있습니다. 그 때 까지 투자 가용 자산을 진득하니 확보해두고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막상 주가가 반토막이 나면 용기있게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기도 심리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의 인내심, 모두가 부정적으로 기업을 말할 때 과감히 보유할 수 있는 용기 모두 큰 역량이 필요합니다.


  둘째, 퀄리티 기업이라는 높은 수준의 확신이 필요합니다. 기업의 소유권 가격이 폭락한 시점에 지분 규모를 늘리려면 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의 경쟁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높은 수준의 확신이 필요합니다. 투자자의 선별이 처음부터 잘못 된 것이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의 가치는 깎여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자세는 확률론적 사고입니다.



   저를 포함한 투자자는 언제든지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기에 한 기업에 몰빵하는 투자는 조심해야 합니다. 지나친 분산도 잘못된 것이지만, 자신의 판단에 대한 지나친 확신도 한번 쯤 경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퀄리티 기업 A가 폭락할 때 투자 가용 자산의 30% 정도 규모로 투자하겠다고 투자 비율을 정해놓았다면 혹시나 내 판단이 틀렸어도 손실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우리같은 평범한 주식 투자자들이 퀄리티 투자를 집행하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투자 구루들이 선별한 기업으로 후보를 좁혀야 합니다. 그 후에 능력범위 내에서 퀄리티를 판단할 수 있는 기업으로 좁힙니다. (*회계적 선별도 필요하니 공부해야 합니다.)


  퀄리티 기업도 언젠가 폭락을 반드시 겪기에 안전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할인된 가격에 분할 매수로 접근합니다.


  폭락 시점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기 위한 인내심과 용기, 틀릴 수 있기에 확률론적 사고를 항상 염두해야 합니다.


  이상으로 퀄리티 투자를 적용한 가치 투자 알고리즘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글은 쉽게 썼지만, 위의 과정은 기본적으로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한 과정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위의 과정을 꾸준히 익혀나갈 수 있다면 주식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 높게 확신합니다. 


  (*위의 과정이 힘들다면 S&P500, VTI 등의 낮은 수수료의 인덱스 투자도 현명한 선택입니다.)


  투자의 지름길은 없다는 것을 경험이 쌓일수록 깨닫고 있습니다. 느리지만 천천히 배우고 익히다 보면 어느 덧 '복리' 의 힘이 성실한 투자자에게 함께 할 것이라 믿으면서 오늘도 겸손히 투자 경험을 쌓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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