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오랜만에 여운이 오래 남는 로맨스로 기억되겠다. 공중파 영화 소개 채널에 소개되는 걸 보고 설렜다. 아직 사랑 세포가 남았구나,를 알게 해줘서 고마운 드라마다.
깨발랄하기만 하던 홍이 베니가 되고 다시 홍으로 돌아가는 순간 홍의 표정은 넋이 나가고 세상 아픈 감정은 그렇게 시베리아를 걷고 있는 듯했다. 덩달아 가슴이 시리더라.
결국 세상 어딘가에 변치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는 만큼 서로에게 닿지 않는 거리가 존재를 확인하고 만다. 그 거리는 홍의 표정만큼이나 윤오에겐 절망적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사랑은 그렇게라도 존재한다.
사실 계속 준고는 홍에게 오해가 있다면 풀고 싶다고 애원하지만 홍은 그런 감정조차 다 두고 떠나야 했을 만큼 고독해서 준고를 윤오로 남겨두지 못하게 감정을 가둬두고 만다.
보는 내내 생각했다. '사랑한 후에'가 아니라 왜 '사랑 후에'일까. 그리고 그 후에는 도대체 무엇이 오는 까 알고 싶어진다.
진짜 그럴 수 있을까. 우린 변하면서 살아가는 걸까. 아니 변해야 살 수 있는 걸까. 민준의 기다림도 변해야 하는 건 아닐까. 우린 사랑해서 변하는 걸까 사랑하니까 변해야 하는 걸까. 인생은 어차피 누군가 옆에 있거나 없거나 그리운 걸까.
좋아한다는 말이 이렇게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구나.
사랑 후에는 오는 건 이해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사랑을 깊게 하면 할수록 후회도 많이 남지 않을까요.
민준이 그리고 윤오가 했던 말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오랜만에 사랑이 아프다. 아주 지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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