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떠나면서도, 마음을 남기고 간다"아이들은 종종
부모에게 모든 마음을 말하지 않는다.
얼마 전 교실에서
작은 이별이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함께 공부해 온 아이였다.
영어를 처음 시작했을 때
사실 꽤 어려워했다.
문장을 읽는 것도, 문제를 푸는 것도
이 아이게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는
한 가지 장점이 있었다.
선생님을 믿고 따라오는 힘이었다.
“조금만 더 해보자.”
“여기까지는 할 수 있어.”
그렇게 하나씩 이끌었고
아이는 내가 이끄는 대로
정말 성실하게 따라왔다.
시간이 흐르자 변화가 나타났다.
시험 점수도 점점 올라
어느 순간부터는
매 시험 평균 90점 이상을 받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이해했을 때
그 아이는 늘 이렇게 말했다.
“아… 이런 거였군요.”
그 말투가 참 귀여웠다.
그 아이의 “이런 거였군요”는
단순한 깨달음이 아니라
배움의 기쁨 같은 반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아이들이 수학과 영어를 함께 하는 학원으로
옮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효율적인 선택.
수학 학원이 멀어지게 되면서
영어도 그곳에서 함께 하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체력도 덜 소모될 것이라고
부모님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충분히 이해되는 이유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나에게 직접 말해야 했던 아이들의 마음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아이들은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그 의미를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들과 상담을 나눈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이가 나와 상담 후 집에 가서 부모님께
선생님이 서운해한다고 얘기를 한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집에 와서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조금 놀랐다.
내가 아쉬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한 것이
아이에게는 꽤 크게 남았던 것 같았다.
사실 나도 집에 돌아와 조금 후회하고 있었다.
너무 감정적으로 말한 건 아닐까.
아이를 불편하게 만든 건 아닐까.
그래서 어머니에게
내가 감정적으로 서운함을 표현한 것 같아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때 어머니가 이런 말을 덧붙였다.
“우리 아이의 지금의 학습은 선생님이 다 만들어 주신 거예요.”
며칠 뒤 그 아이는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인사를 나눈 후 돌아갔고,
몇 시간 뒤 나에게 문자를 보내왔다.
“선생님, 그동안 가르쳐 주셔서 감사했어요.
선생님 덕분에 영어도 많이 늘었어요.
수학 때문에 학원을 옮기게 돼서 아쉽지만
선생님이랑 수업해서 정말 좋았어요.
감사했습니다.”
그 문장을 읽으며
나는 아이들이 했던 말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했어요.”
그 말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아이들이 느꼈던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아이의 짧은 문자 한 통이, 나의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아이들은 떠나면서도, 마음을 남기고 간다.
그 아이는 항상 이벤트를 잊지 않는 아이였다.
스승의 날이든 작은 기념일이든
조용히 챙겨 주던 아이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랬다.
화이트데이가 다가오기 전에 초콜릿을 하나 건넸다.
“선생님, 이거 화이트데이 미리 챙겨드리는 거예요.”
이미 학원을 옮기는 것이 정리된 이후였다.
그래서 나는 그 초콜릿을 받으며 이렇게 생각했다.
아이들은 떠나면서도 마음을 남기고 간다는 것을.
아이의 짧은 문자 한 통이, 내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
사실 이번 일은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며 겪은 일 중에서도
마음을 붙잡기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며칠 동안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아이들을 보낸 지금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두 아이 모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
우린 서로 정말 많이 노력했다.
나는 나름대로 꽤 타이트하게 지도하는 편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규칙을 잘 따라주었고
스스로도 꾸준히 노력했다.
그래서 그 결과가 나왔다고 나는 믿는다.
이번 일을 겪으며 나는 나 자신에게 놀라기도 했다.
내가 아이들에게 이렇게까지 마음을 주고 있었구나.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다.
내 삶에 대한 불안과
일에 대한 고민까지 겹치면서
한동안 마음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그 아이에게서 온 문자 하나가
내 마음을 다시 붙잡아 주었다.
아이에게서 느껴진 것은 미안함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그 아이는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여전히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하나를 다시 확인했다.
내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
"오늘도 나는 교실에서 아이들과 웃으면서 배운다."아이들에게 마음을 주며 함께 배우는 방식이
아이들에게도 진심으로 남는다는 것.
그래서 나는
결국 다시 같은 결론에 도착했다.
지금 남아 있는 아이들에게도
나는 여전히 내 방식 그대로 가기로.
아이들에게 마음을 주며 사랑으로 지도하는 그 방식 그대로.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씩 번역해 보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어른의 언어로 번역해 보는 글빛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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