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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Oct 29. 2024

누이들과 미국 여행기 21- Getty Center 2

명화의 세상을 소요함

게티 센터의 모든 전시실을 돌아보았다. 작품들은 생생하게 살아 있었고 흠 없는 완벽함 그대로 우리를 맞았다. 수세기를 지나서도  화가들의 필생의 작업의 결과물로 혼이 담긴 그들의  작품들이 잘 보존되어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

폴세잔
쇠라

전시 중인 작품 수가 방대하다. 천천히 감상하며 관람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럴 수 없다. 미술에 대한 지식이 얕지만 한 번쯤 이름을 들어 본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면 눈이 더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색채의 마술사 폴 세잔의 정물과 점묘화로 알려진 쇠라의 작품을 발견했다. 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드가
엘 그레코
밀레
르느와르
밀레

무용수의 우아한 움직임을 즐겨 그렸던 드가와 독창적인 종교화를 그린 엘 그레코 작품도 반갑다. 만종의 전원 화가 밀레가 그린 여성 초상화도 흥미다. 지긋이 응시하는 표정이 마치 나를 보는 듯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르느와르의 작품은 그가 작품에 담았던 풍부 볼륨감이 고운 여성들의 그림에 그대로 담겼다.

마네
드라크루아

최초의 인상주의 화가 마네와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격정의 화가 들라크루와도 만났다. 격동적인 움직임이 작품 속에 여실히 드러난다.

루이 14세

아주 흥미로운 인물화를 발견했다. 태양왕 루이 14세 초상이다. 화려함으로 무장한 자태가 전제 군주의 권위가 풍긴다. 반면 자세히 보면 붉은 얼굴과 유난히 가는 다리가 좋지 않은 건강 상태를 보여준다. 절대 권력도 인생의 무상함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시대상을 담아낸 인물들의 초상화가 많다. 그 시대의 복식을 엿볼 수 있고 귀족들의 삶이 얼마나 화려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인물의 성품이 드러나는 진지한 표정과 여성들의 단아한 모습 름답다.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삼손

서양화의 주제로 많이 등장하는 대상은 성경의 인물이다.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와 나귀 턱뼈로 1천 명의 블레셋 적군을 물리친 힘센 영웅 삼손의 그림도 눈길을 다.


하품하는 우스꽝스러운 그림도 재미있다. 순간을 포착하는 화가의 기지가 뛰어났다.

하녀와 귀부인의 대조도 흥미롭다. 그리고 애견이 사랑스러운 눈길로 주인을 바라보는 모습이 참 따뜻하다. 강아지의 주인을 향한 애정은 그림으로 영원히 남았다. 적나라한 침실도

거침이 없이 그려냈다. 싱싱한 나신이 눈부시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염원이 아니었을까.  진지한 독일 남자들의 초상화에는 엄격함이 있다.

성전을 정화하는 예수님
예수님의 초상
성가족

아름다운 종교화도 풍성하다. 예수님 초상을 비롯해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성화가 고운 색조로 경건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중세시대는 종교화가 전부다. 다소 딱딱하면서 평면적인 단순함이 교성을 부각하는 것 같다.


꽃은 실물도 그림도 아름답다. 생화는 순간의 아름다움이지만 그림으로 남은 꽃은 무구한 생명을 얻는다.


 셀 수 없이 많은 화가들의 작품을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미술의 성찬을 즐겼다. 스치듯 지나쳐 아쉬운 감이 있지만 전부 돌아봤다는데 큰 의의를 느낀다. 조각과  가구들과 식기들은 다음 편에 다룰 것이다.


#미국여행기 #GettyCenter #그림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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