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차 음영 연습하기
Urban Sketch 2주 차다.
첫 시간에 줄 긋기 연습을 두 시간 동안 하면서 선을 바로 긋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천천히 그리지만 단숨에 그어야 그나마 봐줄만했다. 똑바로 선을 긋는 일도 시간을 들여 훈련해야 한다. 확실히 기초는 단조로운 반복으로 힘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 단숨에 이루는 것은 어렵거니와 설혹 도달해도 금방 무너진다.
집에 가서도 그어 보리라 마음먹었지만 돌아보니 까맣게 잊어버렸다. 슬픔이나 괴로움은 잘 잊히지 않고 불쑥불쑥 튀어나와 사람을 괴롭게 하는데, 정작 기억해야 할 일들은 너무 쉽게 까먹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2주 차는 선긋기의 연장으로 음영연습이다. 농담을 표현하기 위해 끝없는 반복이 시작되었다. 연필로 마구 덧칠하고 그다음에는 옅게 칠하면 될 것 같은데 그림은 그렇게 그리는 것이 아니다. 반복적이고 중첩적인 선긋기로 어둠과 밝음을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깊이가 담긴다. 얼른 보기에는 차이가 없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확연하게 달라 보인다.
한 주가 휘리릭 가버리고 2주 차 수업이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미진함에 살짝 불편한 마음이지만 어쩔 수 없이 수업에 들어간다.
바둑판같은 모양의 샘플 그림에는 음영의 그라데이션이 선명하다. 보기에 쉽게 따라 그릴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그려보니 절대 아니다. 내공이란 것이 무엇인지 덤벼보니 알겠다.
먼저 가장 진한 부분을 그린다. 횡으로 수직으로 사선으로 반복적인 선긋기다. 열심히 그려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지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웬만큼 되었다고 샘플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밝다. 다시 반복이다.
어느 정도 비슷하다 여기고 아래 칸으로 이동이다. 또다시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의 연속이 시작된다. 횟수에 따라 확실히 음영이 달라진다. 색이 짙어짐에 따라 진한 부분이 더 짙어야 함을 깨닫는다. 다시 손이 간다.
다시 아래 칸으로 간다. 연하게 채우는 일이 더 어렵다. 덜 그으면 될 것 같은 데 그렇지 않다. 더 세심하게 선을 그려야 하고 힘도 빼야 한다.
그다음 칸은 더 옅게 해야 했다. 갈수록 힘들다.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 많이 긋는 게 오히려 쉬운 일이다. 진하게 그리는 것이 편하다. 그렇게 한 줄을 다 채웠다. 그리고 보니 얼추 음영의 구분이 보인다.
이젠 옆으로 칸을 이동하며 그린다. 패턴이 같기에 무심하게 마음을 비우고 선긋기에 올인이다. 쓱쓱쓱 연필소리만 들린다. 도 닦는 일이 멀리 있지 않다. 무념무상으로 마음을 집중하는 것,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
2/3쯤 채웠는데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쓱 봐도 연한 면은 차이가 없다. 농담을 달리하는 것이 어렵다. 짙은 부분을 더욱 진하게 그리는 것이 우선이다. 기본이 단단해야 다음 작업이 쉽다.
나머지는 숙제다. 완성했으면 좋겠는데 마음 한 구석이 아쉽다.
가방을 던져두고 있다가 숙제가 생각나서 마저 그렸다. 엉성해도 비슷하다. 들인 시간의 수고가 한 장의 그림으로 남았다. 부족해도 나름 뿌듯하다. 2주 차를 잘 마쳤다.
#그림수업 #Urban_Sketch #그리기 #음영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