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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디 Feb 02. 2022

"엄마 난 시종이 좋아."

그게 시종이 아니라 '쉬종'이었대요

서울 나들이

작성자 : 아바이 2003.01.23 02:07


     성일이네 가족들이 오랜만에 서울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1. 17. 학부모회 정기총회에 참석하여 대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8. 오후에 서울로 갔습니다.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로댕전을 감상하였습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였습니다. 백학림 여사는 생각하는 사람이 아주 커다란 조각품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아담하다고 했고 아빠는 생각하는 사람이 지옥의 문위에 올라앉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했습니다. 칼레의 시민들이 왜 그토록 비참한 표정을 짓게 되었는지도 다들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로댕이 조각가가 아니라 조소 예술가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그날은 지민이네가 사는 삼풍아파트에서 신세를 졌습니다. 다음날인 19. 에는 지민이네 가족들과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밀레의 여정 전시회를 관람하고 오후에는 혜화동 국립 서울과학관으로 가서 인체의 신비전을 관람하였답니다. 밀레의 3대 대작이 이삭줍기와 만종 그리고 자비심이라는 것도 알았답니다. 밀레와 고흐의 작품을 비교하여 전시해놓은 코너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체의 신비전은 1시간 반이나 줄을 서서 입장하였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동엽이네 가족들을 만나 저녁을 먹고 밤늦게 안동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서울에는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그랬습니다. 참 삼청동에 유명한 수제비집이 있다 해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글쎄 거기서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답니다. 그정도 맛나는 음식은 안동에도 많은데...서울 사람들은 정말 이상도 하지요.




Re : 서울 나들이

작성자 : 어머니 2003.01.25 00:53


로댕전을 보면서 지영이가 "엄마 난 시종이 좋아."하면서 계속 종알종알 대기에 첨에는 그냥 하는 소리인줄 알았거든요.


근데 '쉬종'이었어요 그게. 왜 그 하얀 여자 조각상.


아빠가 힘들게 운전하며 돌아다닌 보람 있는거죠?



여보, 우리가 더 늙기 전에 그리고 아직도 아이들이 우리 옆에 있을 때


우리 시간을 아이들에게 많이 나눠주도록 해요.






그리고 2022년 2월 2일 수요일


이상하게 읽으면서 조금 눈물이 났던 글. 밀레의 여정 전시회를 본 날은 정말 어렴풋하지만 기억이 조금 난다. 어린 눈에도 명작은 명작이었나 보다. 지민이네가 산다는 삼풍아파트에 놀러 간 것도 스치듯이 기억이 난다. 이렇게 스치듯이 남을 기억을 나에게 만들어주기 위해 애썼을 그날의 엄마 아빠한테 많이 감사한 오늘이다. 



Auguste Rodin (1840-1917), <Su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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