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운영하던 이탈리아 음식점 <게으른 새>가 12일 파티를 마지막으로 영영 문을 닫았다.
어제는 가게의 공간을 꾸몄던 모든 장식품을 걷어내고 집기류를 정리해 집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밤늦게 찾아가 짐 옮기는 작업을 도왔다.
공간을 차지했던 물건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하루가 지난 오늘 한쪽 가슴이 공허함으로 가득하다. 온종일 뭔가 바삐 움직이는데도 슬픔과 아쉬운 감정이 몰려와 울컥거렸다.
매일 산책길에 그앞을 지날 때마다 언니와 형부가 그곳에 있다는, 그곳을 지키고 있다는 안도감은 알게 모르게 내겐 큰 위안이 되었던가 보다. 마치 소중한 뭔가가 내 안에서 쑥 빠져나가버린 듯한 상실감.
나만의 쉼터를 잃어버린 듯한 안타까움.
모임을 다녀오거나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매번 들러 잠깐씩 휴식을 취했던 공간..
그곳에서만큼은 게으른 새가 되었던 순간들..
그시간들이 내겐 잃고 싶지 않은 너무나 소중한 기억들이었다.
이젠 마음속 한구석에 담아 기억으로만 존재할 게으른 새.
네게 조금씩 작별인사를 건네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