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R - 매출만 보고 판단해도 될까

강냉이콘의 투자 지표 입문서

by 강냉이콘

비영리 회사를 제외하면, 회사가 생긴 목적은 영리를 추구하기 위함입니다. 영리란 곧 이익을 추구한다는 말이지요. 결국 회사는 이익을 보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고, 따라서 이익의 규모를 토대로 그 회사의 가치가 매겨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돈을 아주 많이 버는 회사는 주가가 높고, 못 버는 회사는 주가가 바닥을 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렇기에 회사의 가치를 산정한 PER, PEG라는 도구도 '최종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투자 지표입니다. 회사가 사업을 하며 실제로 남기는 돈을 바탕으로 주가를 따져보는 것, 앞서 말했듯이 그게 가장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단순하지 않습니다. 모든 기업이 이익을 남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몇 분기 동안, 심지어 몇 년에 걸쳐 적자를 이어가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이런 기업들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목격합니다.


신약 개발에 매달리는 바이오 회사,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는 전기차 스타트업, 고객을 늘리느라 무료 서비스를 뿌리는 플랫폼 기업들…. 논리적으로라면, 이와 같은 이익이 없는 회사의 주가는 바닥에 붙어 있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실제 시장에서는 오히려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은 주가를 유지하는 기업들이 있지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투자자들이 “앞으로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이 회사의 가치는 단순히 이익만으로 설명되지 않는구나. 시장은 다른 무언가를 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렇다면 이익이 없어도 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익이 없을 땐 매출로


이럴 때 쓰는 지표가 바로 PSR입니다.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PSR = Price to Sales Ratio, ☞ '시가총액 ÷ 매출', 또는 '주가 ÷ 주당매출액(SPS, Sales per Share)'



※ SPS: SPS는 ‘주당매출’로, 회사 전체 매출액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입니다. 즉 한 주가 회사의 매출에서 얼마만큼을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PER의 EPS가 최종순이익과 관련이 있다면, PSR의 SPS는 매출과 관련이 있습니다.


PER이 ‘이익 대비 주가’를 보여준다면, PSR은 ‘매출 대비 주가’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적자가 나더라도,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라면 PSR은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바이오 기업과 같이, 신약이 당장은 적자지만 임상에 성공하면 매출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기에 투자자들은 PSR로 가치를 가늠합니다. 그리고 IT 플랫폼·소프트웨어 기업(네이버, 아마존, 구글 등)은 이익보다 매출 성장 속도가 주가를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전기차·배터리 업종에서 사업 초기에는 적자지만 매출 증가가 곧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의미하므로, PSR이 더 잘 맞는 잣대가 되곤 하죠.



그래도 진짜 가치는 '최종 이익'에서


물론 PSR의 한계도 있습니다. 매출이 아무리 많아도, 비용 구조가 나쁘면 결국 이익은 남지 않습니다. 대형마트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매출은 엄청나지만, 실제로 주인에게 남는 돈은 많지 않지요.


매출은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결국 기업의 진짜 가치는 이익과 현금흐름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즉, PSR은 성장성을 보여주는 좋은 힌트지만, 수익성까지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PSR을 볼 때, 동시에 이익 구조가 언제쯤 개선될지를 함께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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