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못해도 욕은 덜 먹자
회사에서 일을 못해도 덜 욕먹는 방법이 있다.
이건 우리 회사만 통하는 방법일 수도 있는데
내가 지켜본 바로는 다른 회사에서도 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내가 이 회사를 1년 동안 다니면서 느낀 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적어 본다.
나도 가끔 일을 못하는 것 같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또 가끔은 이럴 때는 내가 일 좀 잘했네 하는 자신감이 생기는 상황들도 있다. 그럴 때 드는 생각은 아, 역시 회사도 사람들이 모인 곳이네 하고 깨닫게 된다.
어쨌든 회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의 맡은 일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과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회사에서 일 머리 없는 사람이 덜 욕먹는 방법은 단 하나. 결론을 말하자면 회사 사람들과 미리 친한 사이를 유지해 놨다면 일을 못해도 욕은 덜 먹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회사라는 곳은 절대 나 혼자만 잘한다고 일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보면 업체에 샘플을 보내려면 적어도 샘플을 만드는 부서, 샘플을 보내주는 부서의 담당자와 대화를 해야 하고 언제까지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해야 한다.
샘플 하나를 내가 만들어서 내가 보내면 참 편하고 좋은데 이 샘플 보내는 일 조차 나 혼자가 아닌 다른 부서 사람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내 일이지만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담당자들과 친하지 않다면?
업무니까 요청을 하면 해주기야 하겠지만 과연 빨리 해 주나? 신경 써서 해주나?
어쨌든 사람이랑 일하는 곳이니까 사람 덕을 보게 된다. 사람인지라 나랑 친한 사람이면 더 신경 써주고 해 주기 싫은 일도 더 잘해주게 된다.
나도 내가 친한 사람이 친절하게 부탁하면 좀 귀찮더라도 친분도를 생각해서 더 잘해주고 신경 써 주게 된다.
평소 회사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던 사람이라면 실수를 해도 사람들에게 뭐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을 듣고 좋게 넘어간다.
그런데 평소 회사 사람들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실수 하나를 하게 되면 그 사람의 이미지는 그 실수를 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다음에 또 실수를 하게 되면 실수하는 사람으로 이미지가 낙오돼 버린다. 이게 사람이다. 나와 말을 섞어보지 않았던 사람은 겉으로 보게 되고 듣게 되는 모습으로 그 사람의 이미지를 판단하게 된다.
결론은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랑 친하게 지내야 된다는 뜻이다. 그게 어렵다면 평소 언행이라도 상냥하게 하고 인사라도 잘해서 이미지를 만들어 놔야 한다.
같은 실수라도 좀 친한 사람이나 평소에 인사성도 밝고 상냥한 사람이 실수하면 그래~ 실수할 수 있지~ 바빴니?라는 태도와 안 친하고 인사도 안 하고 매사에 어두침침한 표정을 한 사람이 실수하면 뭐야? 실수한 거야? 일 두 번 하게 만드네? 저 인간 일 못하네? 아휴.. 이런 두 가지 태도로 나눠지게 된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어두침침한 사람보다 밝은 사람을 좋아한다.
또 일 못하는 사람들 특징이 있는데 그건 바로 수동적인 태도이다. 일을 하다 보면 외부 업체의 비협조적인 태도나 의도치 않은 일의 꼬여버림때문에 업무가 진행이 더딘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일 못하는 사람들은 그냥 포기 해 버린다.
그런데 그래도 센스가 있는 사람들은 더 적극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다시 물어보는 전화를 하는 행동을 하면서라도 결과를 얻어낸다. 모른다면 찾아서 알아내고 헷갈린다면 더 확실히 물어봐서 정확한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게 업무를 하는 사람의 태도이다.
모르겠는데요, 잘 몰라요라고 하면 안 된다.
모르면 알아보고 다시 알려준다고 해야 한다.
혹시나 외부에 받아야 하는 자료가 있어서 요청을 했는데 업체에서 회신이 없다면 그냥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보내 줄 때까지 연락을 해서 받아내야 한다.
못 보내준다 하면 대체 자료로 받을 것이라도 받아야 한다.
난 보내달라고 했는데 안 준다? 어? 안 준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안 주면 왜 안 주는지 못 받는 건지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보통 일 못하는 일머리 없는 사람은 실수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 쉬고 죄송합니다 말하는데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 물론 반성을 하는 기미는 표시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적당히 해야 한다.
사실 일 머리 없는 사람의 최고봉은 본인이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 하지 못한다.
그래도 본인이 일 못하는 사람이라는 눈치를 챈 사람이라면 다행이다. 예쁨은 받지 못해도 더 한 미움은 받지 말아야 한다.
상대는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대책 방안을 원하고 망쳐진 일을 제대로 복구해 놓기를 원한다.
그럴 때는 빠르게 고치겠습니다. 미흡한 부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더 잘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실수를 하게 되면 당황해서 말을 잘 못하고 얼버무리게 되는데 그런 행동 금지다. 절대 말 끝을 흐리지 말고 분명하게 말한다. 당황해도 당황한 티를 내지 말아야 한다.
덤덤해야 한다. 본인의 틀렸음을 인지했으면 틀린 것을 고치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아, 내가 왜 이거 몰랐지? 입력을 잘못한 과거의 손가락이나 자칫 잘못 판단했던 머리를 탓하면 안 된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우선 잘못을 인정한다. 최대한 죄송하지만 행동으로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수습을 하면 된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죄송합니다 한다고 실수가 되돌려지지 않는다. 실수한 사실 자체에 심오해져서 실수한 과거의 나에게 잘못을 질책하며 연연하면 안 된다.
실수도 능력이다. 실수는 누구나 하게 되고 또 실수를 했으면 그 실수를 수습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런 능력을 점점 키워가는 것이 회사생활 같다.
아무튼 회사생활 잘하려면 눈치가 있어야 하고 센스가 있어야 하는데 타고난 일머리가 없는 사람은 상냥한 성격이라도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방법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