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

by 라다

빨리 감기는 당신이 했는데 왜 억울함은 내가 감당해야 하는 거죠?


요즘은 모든 것이 글보다 영상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가 얻고 싶은 정보를 찾으려면 빨리 감기를 눌러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생략하라는 뜻은 아닌데 다들 시간이 많이 부족한가 봐..


회사에서는 보여주고 싶은 전체의 모습이 있는데 사람들은 빨리 감기로 돌려 나의 부분만 감상하고 평가를 한다.

억울함이라는 평가를 하고 나에게 악플을 달라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거래처에서 보내 달라는 자료를 만드는 부서는 따로 있는데 자료를 보내주는 나의 모습만 아는 사람은 나에게 왜 그렇게 늦게 보내주냐며 내 탓을 한다. 사실 나는 여러 차례 담당 부서에 빠른 자료 전달을 요청했었다. 아침 10시로 배차한 화물차는 운송사의 실수로 11시가 돼서야 도착했는데 왜 이렇게 차가 늦게 오냐며 출고 팀 과장님은 나에게 짜증을 부린다. 행사 용품으로 150개를 주문했는데 시스템의 오류로 100개만 배달 왔더니 왜 물건도 제대로 주문 못 하냐고 나를 숫자도 모르는 바보 취급한다.


피자에는 여러 재료의 토핑이 있는데 마치 올리브만 골라 먹고 그 피자를 맛없다고 평가하는 독불장군 같은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 회사이고 그 사회 속에 나는 살고 있다. 내 잘못이 아닌데 내 잘못이 되고 원하던 결과가 아니었는데 나타난 결과는 내 의도와 정 반대가 되는 것이 인생일까.

나 빼고 모든 사람이 작정하고 왕따를 시키는 것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일상의 연속이었다. 어딘가에 숨겨둔 몰래카메라가 없는지 뒤를 돌아봐도 여기는 현실이었다. 사는 것이 팍팍해서 여유가 없이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토끼 같은 사람들 속에서 천천히 내 속도에 맞춰 올라가는 거북이 같은 나는 이기심으로 가득 찬 현실의 답답함 때문에 무거운 등껍질을 던져버리고 뛰고 싶었다. 나를 거북이라 욕하는 당신도 다른 곳에서는 토끼가 아닌 거북이었음을 잊지 마요. 나를 지키는 등껍질을 벗게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