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나만 그런지 모르겠다. 근데 회사에서 어떤 사람과 친하면 그 사람이 부탁을 하면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게 된다. 이런 것을 호의와 친절이라고 하는 걸까. 반면에 친하지 않은 사람이 부탁을 하면 내가 이런 것까지 도와줘야 돼요? 이런 말이 속에서 울려 퍼진다. 그럼 또 이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
전임자는 혼자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전임자의 퇴사로 나는 그 업무를 모두 물려받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호구도 아닌데 왜 혼자 그 업무를 다 해 왔을까. 나는 변화시키려 했다. 나의 후임을 위해서 그리고 당장 내가 일하는 동안이라도 편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 나는 이 '일'을 하기 싫어서 퇴사를 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전임자가 미웠다. 왜 이렇게까지 혼자 다 했을까.
결국 남은 사람만 힘들어지는 것을 몰랐을까.
더 이상 '이' 회사 생활을 지속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했지만 결국 바뀌지 않는 것은 존재했다. 이 바뀌지 않는 고착화된 문화는 나의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 나의 노력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더 이상 머무를 수가 없다.
사람을 미워하기 싫은데 자꾸 증오와 혐오로 가득했다. 그저 존경과 애정으로 가득해야 하는 내 마음이 오염되는 것이 싫다. 이렇게 변하는 나의 성격과 마음은 말투와 행동으로 나타났다. 타인을 싫어하는 마음의 정도를 수치화할 수 없지만 느끼기에 이미 초과해서 넘쳤다. 이제 그만할 때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 마음이 불편해서 6개월 만에 퇴사를 했다고 하던데 그 마음이 이제 너무 이해된다.
회사에서 나의 기분을 태도로 표현하는 것은 안 된다. 회사는 나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표현하는 태도는 다른 사람의 눈이 보고 귀가 듣고 머리가 나를 평가한다. 최대한 표현을 자제하자. 화를 내고 욕하고 싶을 때는 밖으로 나간다. 공기라도 마시고 물이라도 마시고 들어와서 기분전환을 하자. 타인의 태도를 감당할 이유 역시 없다. 한숨소리, 짜증 내는 태도를 신경 쓰지 말자. 그 사람의 수준이 그 정도인 것이다.
남자 직원들 가득한 곳에 들어가 인사를 하고 내 업무를 보는 곳에 있으면 속닥거리고 웃는 소리가 들린다. 무시하지만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남초의 근무환경에서 벗어나고 싶다. 상상 이상으로 수준이 많이 낮다고 느낀 사례가 너무 많다. 정치적 성향을 이용해 괴롭히고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업무를 시킨다. 상사라는 권력을 이용해서 시킨 일을 거부할 수가 없게 괴롭힌 것이다. 장난이라는 가면을 쓰고 입에 담을 수 없는 험한 말로 사람을 정말 개차반 취급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힘들다.
나에게 직접 하는 말이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나에게 전달되게 하는 말을 하는 사람은 뭘까 생각하지 말자. 그만큼 당당함이 없고 자신감이 없다. 무슨 일이든 나와 관련된 일은 누구에게 전달하지 않고 직접 얘기했으면 좋겠다. 그럼 나는 두 사람을 미워하게 돼서 마음이 불편하다.
마음대로 되지 않고 일이 꼬여서 열 받을 때는 오히려 차분하고 조용하게 말하자.
감정 상해서 말해서 좋을 것 없다. 오히려 너는 뭘 그렇게 화를 내냐며 상대를 무안하게 만들 정도로 덤덤한 태도를 유지하자. 화내서 해결되는 문제없다. 이미 일어난 일을 어찌하리. 그렇게 생각하자.
어차피 난 이 회사를 나갈 사람이고 오래 볼 사람들 아니다.평생직장이 아님에 감사하자.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났으면 이렇게까지 미워하지도 않았을 거야. 그냥 회사에서는 나도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자.
그만 미워하자.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내 자신을 탓하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