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필요한 능력 중 하나는 거절이라 생각한다. 영어를 잘하고 수많은 자격증이 있고 해외에서 대학을 나오거나 흔히 말하는 남들과 비교해서 부족하지 않은 스펙을 가진 것이 회사에서는 사실 필요가 없다.
아무리 그런 능력들이 있어도 정작 회사에서 동료들과 업무를 하면서 '거절' 하는 능력이 없다면 일을 잘하는 팀원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팀원 중 한 명이 담당하는 업무가 있는데 데드라인을 정해줘도 늘 그 시간에 완성을 못하거나 뭐 하나를 누락시켜서 일의 진행이 제시간에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모든 팀원들에게 언제까지 해야 되는지도 알려줬는데 왜 마감 날이 돼서야 못하겠다고 하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말로는 이래서 바쁘고 저래서 경황이 없었다고 변명을하지만 회사에서 마감일을 못 맞췄다는 것은 결코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제 때에 구비되지 않은 서류를 제출할 수 없고 왜 완성하지 못했냐 하는 질문에 바빠서 그랬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우리의 직장생활은 다른 사람이 무슨 이유로 바빴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내 담당 업무에 타인이 피해를 줬다면 그 사람의 업무 미숙을 탓할 수밖에 없다.
바쁜 이유를 들어보면
"ㅇ대리님 일 도와주느라..."
"ㅇ사원님 일 도와주느라..."
타인의 일을 도와주다가 정작 본인의 일을 다 못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하는 것보다 나의 업무를 하는 것이 더 우선인 것을 몰랐던 걸까. 본인의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 업무까지 지연되는 것이 부탁을 거절하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을까?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해서 상대가 나를 싫어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정말 기분 나빠했다면 그건 그 사람의 수준이 거기까지인 것이다. 나의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타인의 일을 도와주는 것은 결국 좋지 않다.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일이 잘못돼서 하는 변명 중에 바쁘다는 변명은 용납할 수 없다. 안 바쁜 사람이 어딨을까. 다들 각자 맡은 업무를 제한된 시간에 해내는 시간관리 능력은 누가 가르쳐줘서 아는 것이 아니다. 업무가 과중돼서 부담스럽다면 상급자와 소통해서 조율을 해야 한다. 늘 바쁜 직원이 있지만 무슨 일 때문에 바쁜지 모르고 업무의 결과도 엉터리라면 그 사람에 대한 신뢰는 깨진다. 그럼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의 목록에 적히는 것이다.
+ 번외
동료에게 요청했던 자료가 있었고 자료를 수령했는데 하나가 누락되었다. 자료를 달라고 하자 다른 사람들 일을 도와주느라 바빴다며 아직 자료를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상대가 제시간에 업무를 끝내지 못해서 나의 일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것만큼 화나는 일은 없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담당 업무를 제 시간에만 해도 타인들에게 미움받지 않는다. 일 못하는 사람들이 꼭 사람들이랑 친목질 하려고 하는데 사실 일을 잘하는 사람이었다면 굳이 목적을 갖고 친해지지 않아도 친한 사이일 수밖에 없을 텐데.
서로 안 좋은 말을 주고받지도 않고 서로에게 신뢰가 있다면 업무 요청도 하고 배려야 해 하는 상황에서 협조를 얻을 수도 있다. 왜 말로는 사람들한테 말 걸기가 무섭다면서 본인이 일처리를 잘못해서 직원들에게 좋은 말을 듣지 못하면서 엉뚱하게 직원들이 무서워서 말을 못 건다는 핑계를 대면서 사는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