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과 한국기업, 면접 어떤게 다를까
한국과 해외의 채용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면접 보러 오는 사람들의 복장, 태도, 이력서 쓰는 스타일, 이력서에 사진,개인 정보 공개 범위 모두 다양하다. 코 피어싱을 하고 가슴 골이 보이도록 꽃무늬 패턴 원피스를 입은 사람이 면접을 보러오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한국처럼 공장에서 찍어내듯 검은 자켓에 하얀 셔츠를 입는 정장차림과 파란 배경에 올림머리를 하고 찍은 취업용 증명사진 보다 진짜 지원자의 개성이나 성격을 파억하기 좋아서 해외의 방식을 더 선호한다.
어떤 회사의 구직을 위해 지원자로 면접에 참여하고 또 구인을 하기 위해 실무 면접관이 되기도 하지만 면접을 몇차례 참여하면서 느낀점이 몇가지 있다.
1. 경력 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
면접관이 면접자에게 질문을 할 때 면접관은 지원자가 답변을 어떻게 하는지 관찰하게 된다. 질문의 의도를 잘 파악했는지, 의도에 맞는 답변을 하는지도 파악해야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구체적인 예시로 문제 제시, 상황 해결 과정, 결론적으로 얻은 역량이나 교훈의 구조로 구성해서 말을 해야되는데 알맹이는 없고 '프로젝트 참여해서 2등 했어, 팀워크가 좋았어,어떤 프로그램 썼어' 허세만 가득하고 속내용은 없어서 거짓말을 하는건지 정말 본인의 진실된 경험의 스토리를 알 수가 없어서 뭐 어쩌라고싶다. 그런 대답을 한 두번 들으면 그 이상 더 물어보고싶지도 않다.
이 세상에는 모든 사람이 본인만 경험한 스토리와 그 일을 통해 얻은 교훈이 분명히 있다. 그게 직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도 상황이나 인간관계의 경험을 회사 내에서도 적용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입이라서 경력이 많지 않더라도 실제로 본인이 경험한 것을 직무와 연결만 잘 지으면 문제없다.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에게 직무에 대한 지식을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 일은 하면서 배우면 되지만 업무를 대하는 태도나 성격은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인성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해서 검증이 한 번 필요하다.
한국사람들과 다르게 외국 사람들은 본인의 경험을 사소한 것이라도 자유롭고 자신감있게 발언한다. 반면에 한국 사람들은 경력 위주의 성과 나열에만 집중하다보니 진실성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2. 질문에 담긴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
인터넷에 면접 예상 질문 리스트를 보면 한국과 외국 모두 비슷한 질문이 몇 가지 눈에 띈다. 성격의 장단점이나 위기상황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지 문장으로 보면 쉬운데 이 문장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모를 수 있다. 성격의 장단점은 정말 성격 그 자체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진행하면서 본인의 성격의 어떤 점이 장점으로 작용이 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싶은 것이다.
고집이 센 사람이라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직장에서는 어떤 순발력으로 강력한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럴 때는 고집이 센 사람이 추진력을 갖고 선택해서 일을 마무리하는 상황도 필요하다. 또한 사람 친화적인 것도 좋은 성격으로 보이지만 팀 내에서 조금 강력하게 의견을 전달하거나 대립되는 상황에서 의견을 강요해야하는 경우에 친분이 많은 사람은 유리한 포지션이 아닌 경우도 있다. 어떤 질문을 받으면 그 질문의 답변을 항상 직무와 연결해서 답변을 하면 바람직한 답변이 된다.
외국 사람들은 자기소개를 시키면 정말 본인을 소개한다.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일으르 해 왔고 본인이 가진 성격이 어떤건지, 한국 사람들은 자기소개를 쿠키 틀에 찍어 낸 것 처럼 모두가 본인은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라며 어떤 것도 했고 어떤 성과를 냈고 그런 점이 이 회사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어필한다.
3. 도대체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뭘까
모든 사람은 잘 알고있다. 회사에 지원하는 이유는 주말에 맛있는 베트남 쌀국수를 먹기 위해서 카페에서 달콤한 딸기맛 케이크를 먹으며 커피 타임을 즐기기 위해서 즉, 돈을 벌기 위해서 경제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는지 이유를 물어보는걸까 대답은 뻔한데?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정말 면접자가 이 회사 면접을 위해서 얼마나 준비를 했고, 관심을 갖고 회사와 본인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는지 태도를 보는 것이다. 회사에서 일을 같이 할 사람이 어떤 업무를 시켰을 때,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정보를 찾고,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을 숙지하기 위해서 어떤 태도로 임할 사람인지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같은 일을 시켜도 사람에 따라서 찾는 정보의 양질이 다르고 또 처리하는 방법이 같아도 업무의 우선순위 배정과 회사의 문서를 발행하는 노하우는 사람의 성격과 배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가끔 외국 지원자들 중에서 이직 사유로 현재 다니는 회사에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있으며,퇴근하고 연락오는것 싫고 물류업 하면서 터미널에서 오는 메일 주말에 응대해야해서 스트레스 받는다 이런 솔직함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물류업에서 터미널 응대를 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다. 어떤 불만을 말하는 것은 사유가 어떻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은 본인의 개인 발전을 위해서 혹은 본인이 가진 역량이 지원하는 회사의 목표 달성에 어떤식으로 활용이 될 수있는지 어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넷에 보면 면접 답변을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 피해야하는 답변도 만들어서 지식 판매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역시 사교육의 나라구나싶었다.
4. 대답은 뻔하지 않게 면접관에 마음에 들어라
면접관 입장에서 뻔하고 틀에 짜여지고 감정없는 대답 스타일은 재미없다. 채용을 진행한다는 것은 일손이 부족하다는 뜻이라서 바쁘게 업무 해야하느라 힘든데 그 와중에 면접 보는 것 자체가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다.
보통 면접은 30분 정도 진행된다. 업무 처리하다가 중간에 면접 보러 시간을 빼는 일 = 번거로운 일이다. 근데 면접을 하루에 2-3명 보면 내 업무 시간 빼가면서 면접을 보기 때문에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반면에 마음에 드는 지원자가 있으면 이것 저것 물어보게 된다. 그리고 같이 일하게 되면이라는 가정을 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싶어한다. 마음에 드는 지원자는 고스펙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도 않다. 시키는 일을 군말없이 잘 하는 성향인지 고집이 너무 강해서 주관적인 의견을 개입하는 사람인지 면접관도 그저 사람이다. 면접자와 면접관 둘다 같이 대화를 하고 회사의 월급쟁이로써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를 같이 하는 동료를 찾는 과정이 면접일 뿐이다. 간혹 긴장을 해서 엉뚱한 답변을 하게 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진실성이 검증된 사람이라면 그 부분을 알아주는 면접관이 입김이 세다면 실수해도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간단한 질문을 하면 대답도 간단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응용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판단된다. 같은 질문을 해도 결과부터 과정까지 일목요연하게 답변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묻는 말에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사람은 업무를 진행할 때도 노력을 얼마나 가할지 의심하게 되고 더 이상 면접 진행 의지를 잃게 만든다.
5. 면접관도 면접자가 두려운 이유
외국인 지원자와 면접을 보면서 놀란 경우는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온 사람을 처음 봤을 때였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면접에서 이런 복장을 입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 했기 때문이다. 또한 머리 색도 빨간색이고 손톱도 엄청 길고 회사 면접이 아니라 아이돌 오디션 현장에 방문한 기분이 드는 상황도 있었다. 한국과 다른 점은 워낙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면접을 통해서 개성에 숨겨진 사람의 진정성을 찾아야하는 부분이 조금 힘들었다.
또 해외에서는 나이를 잘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나이차이가 너무 많으면 소통과 관계 형성에 불편함이 있는 경우가 있어서 나이를 가늠하는 일도 힘들었다. 또한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이 겇모습으로 보여주는 모습과 일을 할 때 태도가 어떤지 시간 내에 그 사람의 성향을 읽어내야한다. 면접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다른 본성을 합격 후에 일을 하면서 드러내는 것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다.
면접의 시간, 20분에서 1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하루에 9시간을 같이 보낼 적절한 동료를 찾아내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면접을 보면서 '오, 이 사람이랑 일하면 괜찮겠다' 생각이 드는 지원자가 반드시 있다.
개인적으로 똑같은 직장생활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해서 면접 보는 시간은 즐겁게 보내려고 한다. 면접은 정말 분위기가 좋았어도 탈락 할 수 있고, 가진 경력이 많아도 포지션에 너무 과한 능력자면 탈락 할 수 있다. 모든 것은 경험이고 탈락한 면접이라도 그 경험을 통해 지원자도 면접관도 반드시 느끼는 교훈은 있기 때문에 면접 결과에 따라서 크게 상심하거나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