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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기요 May 09. 2024

편하고 힘들고 외로워

일이 확 줄어든 지 한 달이 넘었다. 팀으로 일하다가 단일 직무로 빠졌고 지금은 혼자서 일하고 있다. 집단지성이 필요한 일인데 의견 물어볼 팀원들이 없어 어디다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거 괜찮나요? 어때요? 


2년 가까이 팀을 리드하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란 걸 깨달았다. 팀을 대표해서 상사/타 부서와 소통하는 건 힘든 일이었다. 아니다, 사실 다 좋았는데. 집에 가면서 오늘 나는 이만큼 성장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는데. 내가 유일하게 부담스러워 했던 건 건 팀원들과의 스몰토크였다. 그게 가장 힘들었다. 


지금은 편하다. 누구를 챙길 필요도 없고, 일이 많지도 않으니까.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나를 짓누르지도 않고. 내가 한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곱씹을 필요도 없다. 나는 혼자니까. 


힘들다. 내가 이 조직에서 무슨 쓸모로 인해 존재하는지를 모르겠다. 가스라이팅의 귀재인 상사와 미팅 한 번 하고 나오면 뭐지? 싶다. 그래서 나에게 어떤 역할을 주겠다는 건가? 책임과 권한이 주어지나? 기대를 품어보지만 그때뿐이다. 나는 그냥 혼자다. 


외롭다. 참 외로워. 팀으로 똘똘 뭉쳐 "우리 것"을 만들어 나가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 나는 내 것도, 우리의 것도, 아무것도 만들 수가 없다. 그냥 오늘을 보낸다. 퇴근 9분 남았네. 브런치 쓰기 딱 좋은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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