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버님이 형님을 바라보는 눈엔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마음이 들어있는 것 같아요."
"응. 나도 알아. 언제나 그래."
사실이다. 워낙 그런 편이다. 가끔 나와는 너무 다른 가치관으로 충돌할 때, 쯧쯧거리며 갈구기도 하지만, 어느새 "희선이같이 똑똑한 사람이 왜 그럴까?" 하며 또 나를 그리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니 내 핸드폰이 충전되어있다. 가치관의 차이로 으르렁거리곤 했던 시간들이 부질없이 느껴지고 이제는 그저 품게 된다. 나이가 하는 일. 서로 주체성, 그와 내가 하나다.
오늘 서방님 내외가 와 점심을 먹은 후, 여행 중 찍었던 사진을 함께 보았다.
서방님이 물었다.
형수가 형 사진을 찍은 건 없는 거야?
응. 나만 찍어주지. 저 사람은 나 안 찍어줘.
뜨끔하고 미안하고, 안쓰럽다. 그래서 둘이 같이 찍은 사진 중 제일 나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혈액암이라는 오진을 받았을 때, 혹 그를 보지 못하게 될까? 싶어 사진을 찍어주다가 오진으로 밝혀지고, 여전히 재생불량성빈혈이긴 하지만, 특별히 나쁜 정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마음을 놓고 다시 사진을 찍어주지 않고 있다.
사진을 잘 찍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아 사진 찍는 게 부담스럽고, 또 노화하면서 그 모습이 싫으니 더욱 인물 사진을 찍지 않게 된다.
그런데 어쩌다, 아니 결국은 홀로 남아 먼저 떠난 사람이 그리워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을 때 결국 사진이 중요할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