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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토 May 12. 2024

영화이야기 - '우리학교'

마을어린이도서관만들기 기록 13. 

2007년 6월 1일(금)

                                              

아침 생활나눔시간에 ‘육아소모임'을 했던 아기엄마들 중 한 반디가 앞에 나왔다.


"아이들에게 익숙해진 분들과 떠드는 아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분들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아이를 맡아 보살피는 문제가 계속 나왔지만 맡아서 해줄 사람이 정해지지 않았고 교육내용에 따라 조용히 해야 하는 분위기에 아이들을 분리하는 문제로 고민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반디들은 우리가 어린이도서관만들기로 모인 사람들이고 아이들과 익숙해지는 과정으로 여기면 좋을 듯 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동안 신경이 쓰이기는 아이엄마가 가장 클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조금씩 양보한다면 교육일정 동안 그리 큰 무리는 없을 것이기에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아이들과 같이 하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우리학교'입니다!"


                                                대전아트시네마 대표 강민구 씨.


대전아트시네마(대표: 강민구)에서 제공하는 영화 <우리학교>를 보았다. <우리학교>는 일본내 조선학교에 대한 국내 최초 장편다큐멘터리로 주목을 받았다.



                                                     영화상영 도구들



해방 직후 재일조선인 1세들은 일본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자비로 책상과 의자를 사들이고 버려진 공장에 터를 잡아 '우리학교'를 세운다. 처음 540여 개가 넘던 학교는 일본 우익세력의 탄압 속에 이제 80여개의 학교만이 남게 되었다. 김명준 감독은 홋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의 교원, 학생들과 3년 5개월이라는 시간을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일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아낸다.



재일교포 사회에서 고향은 남쪽, 조국은 북한이라고 하는 우리학교의 학생들은 여느 10대들과 다름없이 명랑하고 밝다. 일본이라는 타국땅에서 조선인이라는 이방인으로 살아가지만 '우리학교'라는 공동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동포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기 위해 공부하고 운동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민족이라는 이름의 허울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북한으로 가는 수학여행을 남한으로 왔다면 어떠했을까? 재일교포 학생들이 조국이라고 생각하는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했던 말들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 많이 먹고 자는 것은 행복이 아니죠, 행복은 이야기를 나눠보면 알지요

- 우리 조선은 곱다. 사람 다운 사람, 고운 사람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북에 대한 적대감이 반영된 일본 우익의 무작위적 협박과 신변의 위협을 겪으면서도 <우리학교>의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들은 ‘조선사람은 조선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용감하게 실천하며 함께 성장해 가고 있다.



*나누기

영화와 욕구조사의 이야기-설문의 어려움. 주민들과 하나 되기는 ‘천천히, 그러나 착실하게'. 연령대와 사는 곳, 첫 반응 등 사람을 만나는 어려움에 대한 얘기가 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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