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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Apr 22. 2024

예지몽은 정말 있는 것인가?

보통 예지몽(豫知夢)은 성격이 민감하거나 예민한 사람들이 많이 꾼다고 하는데, 나는 예민하지도 않고 매사에 민감한 성격도 아닌 평범한 시람이다. 그런데 옛날 젊은 시절에는 미리 꿈을 꾸어 앞으로의 일을 예상한 적도 있었다. 나의 약혼식 때, 큰 딸의 대학 합격 발표 때, 집 이사할 때, 시어머니 돌아가실 때, 남편이 수술할 때, 동료교사의 건강 상태 등등. 지금도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꿈들이다. 꿈의 상황, 인물의 표정, 행동, 입은 옷의 상태 등이 단편적으로 나타나지만, 연결하면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 기억되는 것이다. 꿈의 내용에 따라 결과가 예견(豫見)되기도 하였다. 꿈을 꿀 당시는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잘 모르다가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 퇴직한 지도 10여 년이 넘어가니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고 내가 마음을 편안하게 먹으면 되니 많이 여유로워졌다. 그런 예지몽이라고 할 꿈도 꾸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가끔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일 때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7~8시간씩 잠을 잘 자고 꿈도 꾸지 않고 잤다. 


며칠 전 아침에 일어나는데 꿈이 기억에 남는다. 그날은 모처럼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시어머니를 보러 가자고 한 날이었다. 


{내가 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내리막길을 아슬아슬하게 가다가 아래에 있는 살구나무를 들이받았다. 나무가 많이 흔들거리며 뿌리가 뽑히기 직전이었다.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라고 했는데, 살구나무 주인이 나와서 나무는 우리집 가보라 매우 중요한 나무라고 하며 돈을 많이 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가족끼리 의논하는 소리를 듣다가...}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별일 아닐 거라고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출발하면서 옆에 있차를 스치고 지나갔다. 부딪친 것이다. 차가 차라서 오랜만에 운전하는 내가 감을 잡은 것이다. 그런데 그 큰 차가 외제차, 유명한 벤츠란다. 아이쿠! 

또 예지몽이었는가 보다. 좀 더 세심한 신경을 쓸 걸... 아니면 어머니를 보러 가는 날을 다음으로 미룰 걸... 아쉬움이 남는다. 보험회사가 처리를 다 해 주었지만 나의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내 차, 기아 쏘울
접촉의 흔적, 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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