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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Jul 16. 2024

그리움

갑인년(甲寅年)에 쓴 어머니의 기도






며칠 전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우리를 이모라고 부르는 친구 딸의 전화.

그 친구가 하늘로 떠난지 5년이 되었는데...


그 친구와 나는 각별했다.

대학 졸업 후 같은 중학교에서 4년간 근무를 했고

결혼 생활에서 맏며느리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위안을 삼았고 공감대도 같았던 친구, 

그리고 내가 많이 의지했던 친구였다.


맏며느리의 무게는 조금씩 다르지만, 어쨌든 맏며느리의 무게는 크다. 

친구는 8남매의 맏이로 남편과 함께 시동생, 시누이를 대학까지 교육시키고 

시집, 장가를 다 보낸 아빠 같은 형이고, 엄마 같은 형수였다.

그런데 형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는 커녕 잘못한 점만을 말하며 불평을 늘어 놓았단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갖는 며느리의 무게는 친구가 갖는 무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친구는 마음의 병과 육신의 병을 얻어 고생하다가 먼저 세상과 이별을 했다.


퇴직 후, 아픈 친구를 만나러 우리가 집으로 가면 반가워하며

엄마의 그동안의 생활을 우리에게 보고하듯이 말해 주던 딸.

그리고 친구와 회포를 푸는 동안

딸은 잠시 쉬면서 자기 볼 일을 보곤 했었다.


살뜰하게 엄마를 보살폈던 딸이

엄마를 보내고 엄마가 몹시 보고 싶을 때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울먹이면서 심정을 말하던 딸. 

함께 그리워하면서 회포를 풀었던 시간들.

한동안 연락이 없어 잘 지내고 있겠지,

먼저 연락을 하고 싶어도 엄마 생각이 날까봐 망설였었는데...

그래도 먼저 전화로 우리의 안부를 묻고 자기도 지내고 있다는 말에 안도했다.


그렇게 급하게 하늘로 먼저 간 친구

보고 싶고 보고 싶은 애타는 마음, 그리움.

날씨가 시원해지는 9월이 오면

딸과 만나 친구를 생각하며 그리움을 달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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