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더 힘이 드는 이유
뭐가 달라진 것일까.
분명 이전의 비슷한 무엇을 할 때보다 나는 고산병을 겪는 것처럼 더 힘들어한다. 무기력, 체력저하는 항우울제 약을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식단조절을 하고, 취미생활을 해도 그다지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한동안 진지하게 뭐가 문제인지 생각을 해보았다. 계속해서 찾지 못하다가 우연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내 삶의 의욕이 향할 목표나 정확한 방향이 없어서였다는 것.
이유를 알게 된 계기는 어느 날 잠깐이었지만 어떤 직업을 가져보면 조금 더 나아질 거란 생각이 들던 때, 갑자기 마약에 취하기라도 한 듯 느닷없이 기분이 하루종일 좋아지면서 힘도 솟고 지치는 느낌도 없었다. 내 칙칙한 인생이 조금이라도 색이 입혀질 것 같은 실낱같은 희망이 이 정도로 나를 일으켜 세울 줄은 몰랐다. 동시에 내가 그동안 약으로도 통하지 않던 무기력증과 체력저하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난 희망이 없어서 그랬구나.
희망이 필요했던 것이었어..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진정 ‘희망’이 필요했다.
빛이 없는 끝없는 길은 어쩌면 당연히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특별한 사랑을 하고 있지도 않고, 특별한 꿈을 갖고 있지도 않고, 조금 더 나아질 내일이라는 기대감도 전혀 없었기에 난 하루하루 연명하듯 힘들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었던 것이다. 주변에 지인들과 매일같이 사소한 일상을 나누며 웃거나 울거나 떠드는 일도 드물고,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때도 거의 없었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난 이런 일상을 살고 있었다. 뒤통수를 크게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알아도,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은 아니라는 것. 쉽게 하루 만에 딱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인 조건, 내 개인적인 운, 개인적인 노력, 시간 등이 필요하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말은, 그 말을 믿었던 내 시간과 노력은 무기력증과 우울증엔 틀린 답이었다.
여전히 어렵다. Key는 찾았지만 아직 열쇠구멍은 찾지 못했다. 언젠간 찾겠지라는 작은 희망을 억지로라도 품으려 한다. 그다음엔 문을 열고 다음단계로 넘어설 것이란 상상도 해본다. 그것 말고는 아직은 잘 모르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