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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J크로닌워너비 Jun 03. 2023

고인은 말이 없다

의료 현장에서 쓴 시 (3)

    

배우자가 옆에 다가와

고생하셨소 말을 걸어도     


아들이 말없이 발치에 와서 

차갑게 식은 발을 주물러도     


며느리가 소매로 눈가를 훔치며

혹시나 해서 심전도 모니터를 쳐다봐도     


딸이 머리를 산발한 채

간절하게 아버지를 찾아도     


아직 어린 손자가 울먹이며

‘할아버지 별 됐어?’라고 물어도     


가신 이의 침묵은

남은 이들의 몫     


고인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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