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빅데이터로 분석하게 된 이유

우리는 갑자기 코로나 시대 분석 전문가가 되었다

by Maven

2020년 1월 2일.

국내 언론 기사에 '코로나'라는 단어가 "거의 처음" 등장했다.

굳이 "거의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덧붙인 이유는, 코로나 관련 분석을 처음 시작했을 때 찾아봤던 기억에 의하면 2019년 12월 31일에 보도된 첫 기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찾아보니 (해당 기사가 삭제되었는지) 2020년 1월 2일이 최초 보도 시점으로 보여지는만큼 그 기록을 따른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다.


어쨌든 우리나라에 거의 처음으로 보도된 기사의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와는 무관한, 해외의 어느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듯이 보여진다. 세상에 이런 일이? 아니면 서프라이즈? 같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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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불과 20일이 채 안 걸려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도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는 큰 소용돌이에 휩싸였으며 아직도 그 여파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지도 못한채 세상을 살고 있다.


나는 빅데이터 분석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업무는, SNS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들이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되는 내용 등 소위 '빅데이터'라는 것을 통해 국내의 여러가지 트렌드를 짚어내고 외부에 설파하는 일이다.


여기서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트렌드'라는 말이 본래의 의미로 따지자면, 최소 10년을 단위로 꾸준하게 형성되는 문화에 가까운 말이다. 학문적으로 따지자면 머리 아플 수 있지만, 단기적이거나 일시적인 변화에 따른 '현상'과는 분명 다른 말이다. 하지만 통상 우리는 단기적인 '현상', '경향성'이라는 말의 대체제로서 '트렌드'를 보편적인 언어로 사용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나 역시 유행이나 붐 등의 표현보다는 '트렌드'라는 표현을 그대로 써 보려한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세상을 얘기할 때, 이는 분명 몇 십년의 생활상으로 이어질 것이므로 '트렌드'로 보는 것이 맞다.


어쨋든 우리 팀은 주로 우리가 가진 웹사이트를 통해 이러한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알리는 일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보니 늘 '이슈'를 찾아 헤매는데 그 당시 눈에 들어온 것이 '코로나'라는 이슈였다.(그때만해도 코로나는 '사태'가 아니라 '이슈'에 가까웠다.) 나는 이 '이슈'가 충분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 생각했고 그것이 우리 사이트의 유입자 수를 늘리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했으며, 따라서 만사를 제쳐두고 이와 관련된 여러 단기적 현상들을 분석하고 우리 사이트에 업로드 했다. 결과적으로 나의 예상은 들어맞았다.

사람들은 이미 메르스와 사스를 '사태'로 부르는 것에 익숙해 있었으며,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새롭게 등장한 '코로나'가 이슈에 머물것인지 사태가 될 것인지 궁금해하며 우리 사이트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우리 자료들을 자신들의 기사나 논문 등에 활용해도 되겠냐는 문의도 꽤 빗발쳤다.


하지만 내가 잘 못 짚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코로나의 "장기화"였다.

나는 코로나가 이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 두 달 안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시의성'이 중요한만큼 비교적 오랜 기간이 걸리는 보고서로 만들기보다 칼럼 형태로 빠르게, 그야말로 "시의성있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나와는 시장을 전혀 다르게 보고 계시던 당시 본부장님은 조금 더 무거운 '보고서' 형태로 제작하기를 주문하셨고 (또 일이 늘었다며 푸념을 하고 있을 무렵) 그 예상은 기가막히게 들어맞았다. 국내의 어느 몇몇 종교 시설에서 촉발된 대규모 확진자의 등장이 2월 20일 경이고, WTO에서 전세계 코로나 사태를 선포한 게 3월 10일 경이었으니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불과 두 달만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단순 이슈로 치부했던 '코로나'는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급기야 이슈가 아닌 '사태' '시국'이라는 말로 정의되기에 이르렀다. 회사도 학교도 멈췄다.

그러한 과정속에서 생산된 다양한 산업 분석 보고서는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이것을 시작으로 우리는 2020년 내내 거의 코로나로 파생된 소비자 트렌드나 기업의 생태계에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적어도 우리팀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수혜를 받은 쪽이 아닐까 싶다.

남들보다 먼저, 남들보다 깊게, 남들보다 오래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시장의 관심을 꽤 여러 번 받았으니까.


이렇게 쏘아올려진 작은 공은 여러 기업에 전달되었으며 우리 사이트 역시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발빠르게 전략과 전술을 수정해 나가야 하는 여러 마케터들에게 조금씩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 때문인지 우리 사이트는, 아무 작업을 안해도 일 평균 250명 내외의 방문자 수를 유지하는 채널로 성장했으며 2021년 4월 10일 기준 누적 방문자 수는 약 8만 5천여명, 누적 페이지뷰 수는 53만 뷰를 달성하고 있다. 거기에 신규 방문자 수는 6만 4천명에 이르렀으니 전체 방문자 중 대략 75%가 신규 방문자에 해당하며, 일 평균으로 봐도 매일 150명 정도의 신규 방문자가 다녀간다. 결론적으로 충성층이 30%, 신규 방문층이 70% 정도에 달하는 것이다.


우리도 기업인지라, 또 빠르게 성과를 내야하는 신생 팀인지라 시장의 수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로부터 1년 내내 각종 산업에 대한 리포트를 쏟아냈다. 물론 공공기관과 개별 기업들의 의뢰를 받으며 수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는데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를 통해 다양한 생활필수품에 대한 데이터는 물론, 인테리어, 가전, 쇼핑, 배달, 음식, 화장품,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데이터를 거의 섭렵하듯이 보았기에 감히 미천한 경험일지라도 그에 대한 경험과 관점을 농축해 이제부터 코로나로 빚어진 삶에 대한 이야기를 가급적 쉽고 천천히 풀어내 보려고 한다.



"세상이 변했다"라는 건 아마 모두가 알고, 또 공감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변화된 세상 중에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또 이렇게 급속도로 변화된 경향성들을 데이터로 어떻게 짚어볼 수 있었는지 최대한 쉽고 간결한 설명을 곁들여 풀어보려고 한다.


물론 우리가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한정적인 데이터만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일 수도 있다. 그런 부분들은 읽으시는 분들이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수정하고 보완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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