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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두 번째 문을 여는 주문, "해볼까?"

“이 나이에?”를 “이 나이에도”로 바꾸는 순간 벌어지는 일들

by 최성호

한국 사회에서 나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무게를 가진다.


“그 나이에 무슨…”,


같은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가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 선입견이 숨어 있다.

짧은 말 한마디가 사람 사이에 선을 긋고, 그 선이 다시 마음속 벽이 된다. 세월보다 더 빠르게 우리를 묶어두는 건 결국 “나는 이미 늙었다”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주관적 연령’ 역시 이 생각을 뒷받침한다. 실제 나이가 아니라, 스스로를 몇 살처럼 느끼느냐가 몸과 뇌의 나이를 결정한다는 것이다.마음속 나이가 젊은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서 더 잘적응하고, 배우는 일에도 망설임이 덜하다. 결국 먼저 늙는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그래서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숫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이다.


“이 나이에 뭘…”이라고 생각하면 시작조차 어렵다. 반대로 “한번 해볼까”라고 마음을 돌리는 순간, 그동안 닫혀 있던 문들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나이를 인생의 경계로 삼을 때 삶은 작아지지만, 그저 삶의 한 구간으로 받아들일 때 경험은 천천히 쌓이고 시야는 오히려 더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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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아이들 에게는 이런 경계가 없다. 길가의 작은 꽃 하나에도 발걸음을 멈추고, 낯선 물건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이건 뭐지?”라고 묻는다. 새로운 놀이가 보이면, 망설임 없이 “나도 해볼래!”라고 달려든다. 우리가 잃어버린 건 체력이 아니라 바로 그 마음이다.


나이가 든다는 건 호기심이 줄어드는 과정이 아니다.오히려 호기심이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질 수 있는 시간이다.어린 시절의 호기심이 놀이의 문을 열었다면, 인생 후반의 호기심은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기둥이 된다. 새로운 기술을 하나 배우는 일, 가보지 않던 길을 걸어보는 일,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일 이런 작은 시도가 쌓이면 생각이 서서히 트이고, 그 틈으로 조금 더 넓은 세계가 들어온다.그런 변화들이 어느 순간 마음의 공간을 넓혀 준다.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두 번째, 세 번째 인생을 설계하는 일도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특별한 재능이나 큰 결심보다, 우리에게 문득 스쳐 지나가는 호기심 하나가 새로운 인생의 불씨가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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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어떻게 하는 거지?”

“해볼까?”


“한번 배워볼까?”


“나도 해도 될까?”


이러한 조용한 움직임 하나면 된다.


바로 그 작은 움직임이 앞으로의 당신의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첫 문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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