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좋아하는 일이 제2의 인생이 되는 순간

취미가 일이 되고, 일이 삶의 콘텐츠가 되는 구조

by 최성호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의 진심에는 늘 두려움이 섞여 있다.


“그걸로 먹고살 수 있을까?”,


“그게 정말 일이 될까?”


이 두 질문이 우리를 망설이게 한다.그런데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대체로 처음부터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깊이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고,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콘텐츠’가 되었다.


미국의 쿠키 브랜드 ‘미세스 필즈(Mrs. Fields Cookies)’는 그런 사례다.창립자 데비 필즈(Debbi Fields)는 평범한 주부였다.그녀는 단지 “가족에게 맛있는 쿠키를 구워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집에서 베이킹을 시작했다.완벽한 레시피를 찾기 위해 수없이 굽고 실패하던 그 과정이 그녀의 일상이자 기쁨이었다.그러다 이웃들에게 쿠키를 나눠주면서 뜻밖의 반응이 돌아왔다.


“이 쿠키, 어디서 살 수 있나요?”


돈을 먼저 좇지 않았지만, 진심을 담은 취미가 세상의 필요와 만나는 순간이었다.

pexels-leigh-patrick-14477-298217.jpg

그녀는 1977년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 첫 매장을 열었고, ‘좋아하는 일을 표현하고 나눈 결과’ 그것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그녀의 성공은 단순한 제과업 성공 사례가 아니라, ‘삶의 진심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이야기다.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선 먼저 ‘표현’이 필요하다.


내가 하는 일을 밖으로 드러내고, 기록하고, 나누는 행위 이것이 바로 콘텐츠화의 시작이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영상을 찍든,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이 일을 좋아하는 나의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매일 새벽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그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면 그것이 콘텐츠다.

퇴직 후 아내와 함께 반찬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사람이 그 이야기를 블로그에 남기면 그것도 콘텐츠다.
그 안에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 ‘삶의 진심’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좋아하는 일을 기록하고 표현하기 시작하면, 세상과의 연결점이 생긴다.내가 즐기던 취미가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된다.한 사람의 소소한 일상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기도 한다.이때부터 취미는 단순한 개인의 즐거움이 아니라 세상과 대화하는 통로가 된다.

좋아하는 일을 제2의 인생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기록하라.
기억은 사라지지만 기록은 남는다. 내가 몰입한 시간, 배운 과정, 느낀 감정이 쌓여 나의 콘텐츠가 된다.

둘째, 나누라.
좋아하는 일을 혼자만의 세계에 가두지 말고, 다른 사람과 나누어라. 세상과의 연결이 시작되는 순간, 그 일은 새로운 가치를 얻는다.

셋째, 배우고 성장하라.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선 배움이 필요하다.목공을 즐기던 사람은 안전을 배우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출판 과정을 이해하며,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재료와 시장을 공부해야 한다.좋아하는 일이 오래가려면, 반드시 ‘전문성’이라는 뿌리가 필요하다.

pexels-negativespace-34601 (1).jpg

좋아하는 일을 ‘돈이 되는 일’로 바꾸려면, 돈을 먼저 좇지 말되 돈이 흐르는 방향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의미를 좇는 마음이 중심에 있어야 하지만, 그 의미가 세상과 맞닿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일이 된다. 결국 ‘좋아하는 일’이 오래가려면, 나의 즐거움과 세상의 필요가 만나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한국의 김한균 대표(파파레서피 창업자)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취미를 직업으로 바꾼 사람이다.

그는 화장품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남성으로서는 드물게 블로그에 제품 리뷰를 올렸다.화장품을 좋아하던 그의 꾸준한 기록은 점점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고,결국 그는 직접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창업에 나섰다.첫 시도는 실패했지만, 딸의 피부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유기농 오일이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반전이 시작됐다.‘좋아하는 마음’‘타인의 문제 해결’과 만나는 지점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지금 그는 연 매출 수백억 원대의 화장품 브랜드를 이끄는 사업가가 되었지만,그 시작은 “깨끗한 피부를 만들고 싶다”는 단순한 취미와 기록이었다.

pexels-polina-zimmerman-3782235.jpg

좋아하는 일을 콘텐츠로 만드는 일은 단순한 부업이 아니다.그것은 삶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내 일상과 취미, 경험이 세상과 연결되는 순간, 그것은 새로운 인생의 문이 된다.그 문을 여는 열쇠는 특별한 재능이 아니다.오직 ‘꾸준히 좋아하는 마음’이다.


두 번째 인생의 출발점은 멀리 있지 않다.바로 지금, 내가 좋아하는 그 일 속에 있다.그 일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 조금 더 오래 해보는 것.그 단순한 반복이 인생 2막을 여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확실한 길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