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엑셀을 다루지 못하는 직장인을 찾기 어려워진 것처럼, 우리는 언젠가는 AI를 전혀 쓰지 않는 사람이 더 낯설어지고 있는 시대에 는 살고 있다. 이제 AI 활용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기본값’에 가까워지고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앞으로는 세 가지 부류의 직업만 남을 것이라고 AI를 활용하는 사람, AI를 만드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사람 다소 단순한 구분처럼 들리지만, 변화의 방향만큼은 분명하다.
반복되는 업무는 점점 자동화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변화의 속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질 것이다. 이 거대한 흐름 앞에서 40대와 50대는 불안을 느낀다.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건 아닐까? 이제 와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틀어보면, 전혀 다른 면을 볼수 있다. 사실 AI는 격차를 벌리는 도구라기보다, 오히려 문턱을 낮추는 도구에 가깝다. 예전에는 기획서 한 장을 채우기 위해 오랜 숙련의 시간이 필요했고, 코딩이나 외국어는 쉽게 넘기 어려운 높은 장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초안을 잡고 구조를 정리해 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곁에 있다. 시작의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제조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한 관리자는 최근 AI를 활용해 과거 프로젝트 데이터를 정리했다. 며칠이 걸리던 일이 단 몇 시간 만에 끝났다. 하지만 그 수많은 숫자 속에서 무엇이 진짜 문제였는지를 골라낸 것은 결국 그의 ‘경험’이었다.
AI는 데이터 분석과 초기 판단을 대신해 주었지만, 최종의 본질적인 판단과 결정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법률, 금융, 의료 같은 전문 영역도 마찬가지다. 분석은 AI가 빠르게 해낼 수 있어도, 최종 결론에는 반드시 ‘맥락’이 필요하다. 회의실의 공기, 상대의 미묘한 표정, 시장의 흐름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감각은 오랜 시간 현장을 지켜온 사람에게만 축적되는 고유한 자산이다. 40대와 50대는 이미 그 시간을 충분히 통과해 왔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존재라면, 우리는 선택과 실패의 기록을 가진 세대다. 이 조합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강력하다.
과거에는 보고서를 정리하느라 전략을 고민할 시간이 늘 부족했다. 이제는 도구가 그 수고를 덜어준다. 덕분에 우리는 더 본질적인 질문에 집중할 여유를 얻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왜 하는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도구의 성능이 아니라 사용자가 바라보는 방향이다.
같은 AI를 써도 누군가는 단순히 시간을 단축하는 데 그치지만, 누군가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낸다. 그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깊이 있는 경험에서 나온다. 어쩌면 우리는 뒤처진 세대가 아니라, 이제야 비로소 내면의 숙련된 경험을 자유롭게 펼쳐 보일 ‘가장 완벽한 무대’를 만난 것인지도 모른다.
변화의 속도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안에 나침반처럼 새겨져 있었을 테니까 이제 우리는 그저 도구의 손을 잡고, 더 깊고 넓은 바다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준비라는 것은,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안에 실패와 성공이라는 경험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