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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과 교육학의 융합, 다문화청소년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다문화 사회, 새로운 인재 양성의 길을 묻다

by coffeetrip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서현석의 공감다락방])에 출연해서 내가 걸어온 독특한 길과, 현재 주력하고 있는 다문화 청소년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학을 전공하고 3차 산업 현장에서 일했던 내가 어떻게 아동청소년 교육학 박사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인 다문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그 여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1. 공학적 통찰이 교육학을 만나다: 삶의 방향을 바꾼 '깨달음'


나는 오랫동안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공학 분야에서 일해왔다. 그러던 중, 봉사 활동을 통해 청소년 전문가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디지털 원주민 세대(Digital Native)'로 불린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문득 제 자녀들이 바로 그 세대인데, 정작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 새로운 시대를 제가 너무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 깨달음은 내 삶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늦었지만 아동청소년 교육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박사 학위까지 받으며 청소년 심리와 발달을 깊이 연구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두 세계, 공학적 사고와 교육학적 이해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나에게 명확한 답을 준 건 바로 탈북 청소년 멘토링 경험이었다. 이공계 현장 경험과 교육학적 전문성을 모두 가진 나를 멘토로 추천한 분은, 내가 이공계 진로 정보와 멘토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융합형 인재임을 알려주었다. 이때 나는 내가 나아가야 할 길, 즉 서로 다른 영역의 융합이라는 비전을 확실하게 세울 수 있었다.


2. 다문화 청소년 문제를 시스템적으로 분석하다


공학 분야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시스템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다. 복잡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여러 요소 간의 관계를 파악해서 가장 효율적인 해답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나는 이 통찰을 다문화 청소년 문제에 적용하고 있다.


다문화 청소년이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언어나 문화적 적응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와의 관계, 또래와의 상호작용 및 편견, 진로와 정체성 혼란, 이 모든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우리 연구소는 이 시스템 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변수를 찾아내어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실제 연구 결과, 부모 지지(Parents' Support)는 다문화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와 성취 동기를 높이는 데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적 솔루션을 설계하는 기반이 된다.


3. 다문화 사회, 한국의 미래를 위한 세 가지 질문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라는 관념에 머무를 수 없다. 다문화 인구 비율을 볼 때, 우리는 이미 다문화 사회를 넘어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다문화 청소년들은 부모의 모국어와 한국어, 두 문화 사이를 오가며 이중 정체성을 지닌 독특한 자산이다. 하지만 이들은 언어 장벽, 문화적 차이, 그리고 사회적 편견이라는 이중적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1) 교육 현장의 변화:

학교는 단순히 지식 전달을 넘어, 서로 다른 배경의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포용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교사들의 다문화 감수성 강화가 최우선 과제다.


2) 지역 사회의 역할:

청소년 센터와 복지관은 다문화 청소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부모님들을 위한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는 지원 허브가 되어야 한다.


3)국가 정책의 전환:

'보호와 지원'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다문화 청소년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4. 변화의 시작점: 인식의 전환과 부모의 성장


다문화 청소년 교육의 핵심은 결국 인식의 전환이다.

우리는 이들을 '특별한 존재'로만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청소년이자 동등한 시민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따뜻한 시선과 진심 어린 존중이 자리 잡을 때, 한국은 비로소 성숙한 다문화 국가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부모의 변화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성장이 또 다른 세대의 가능성을 여는 일, 그것이 바로 IAM교육연구소가 믿는 변화의 힘이다.


다문화 청소년은 한국 사회의 미래 일부가 아니라, 미래 그 자체다. 이들이 단순히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존재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주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다음 글에서는 IAM교육연구소가 추진하고 있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구체적인 융합 프로젝트와 비전에 대해 더 자세히 나누고자 한다.)


#다문화청소년 #융합교육 #시스템적사고 #부모지지 #IAM교육연구소 #임준박사


https://youtu.be/4Q7uQ2FCtWM?si=1wRKmOLuPI7XhE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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