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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민 Aug 27. 2023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

#내가 갖고 싶은 능력은....

누군가

제일 가지고 싶은 능력이 뭐냐고 묻는다면

1. 영어 잘하는 능력

2. 피아노 잘 치는 능력


운전하기도 있었는데 느지막이 40에 운전면허 서 패스...


영어를 손 놓으니 그야말로 영어성적은 바닥이다. 영어연수 후 본 시험에서 성적이 증명해 주었다.


피아노는 정말 잘 치고 싶다.

어릴 적 피아노 학원을 보내달라고 말하지 못한 이유는 형제가 많아 교육비를 나에게 더 지원해 달라는 말을  어린 마음에도 차마 할 수 없었고

 피아노학원이 너무 멀어 학원차를 이용해야 하는 물리적 거리도 무시할 수 없었고

 피아노학원대신 주산학원을 다니면서 차마 다른 학원을 더 다니겠다는 말은 꺼낼 수 없었다.


중학교 때 피아노를 정말 멋지게 쳤던 친구를 보면서 참 부러웠다.


대학생이 되어 우연히 음악동아리를 들게 되면서 반주를 맡은 친구옆에 앉아 친구가 연주하는 피아노에 맞춰 노래를 부르던 그때.

나도 피아노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강한 욕망에

용돈을 아껴 피아노학원 수강을 끊었다.

대학 수업을 듣고 저녁때쯤 학원에 가서 바이엘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손이 굳어서 맘처럼 쉽진 않았지만 내가 몰랐던 세계를 입문하니 모든 게 신기했다.


저녁에 수업을 못 간 날이면

원장님께 양해를 구해 열쇠를 얻어서 주말에 혼자 학원에 나가 피아노연습을 했다.

원장님도 다 큰 대학생이 뒤늦게 피아노를 배우는 게 기특했는지 학원열쇠를 믿고 맡기시며 주말에 필요하면 연습하라고 해주셨다.

이래저래 빠지는 날이 많기도 했고

진도는 더디게 갔지만

바이엘 상. 하를 떼고

체르니 100번으로 넘어가면서

조금 주춤했다.

악보가 어려워지면서

머리와 손이 따로 놀고

실력이 잘 늘지를 않았다.

 그리고 졸업 후 발령이 나면서

피아노레슨은 잠시 휴강상태가 된다.


하지만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피아노를 잘 치면 더 좋겠다는 아쉬움은 계속 느끼게 된다.

좋은 노래를 아이들에게 연주해 주고 같이 노래를 부르는 상상...

피아노소리에 맞춰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내 어릴 적. 오르간 소리에 맞춰 선생님 따라 노래를 불렀던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피아노에 대한 간절함이 늘 있었다.


월급을 모아

전자피아노를 장만한다.

내 힘으로 피아노를 사다니..

어릴 적 부모님 부담되실까 봐 학원 보내달란 소리도 못했는데

내 힘으로 피아노를 사다니. 이게 내돈내산 성공의 맛인가??


학원을 다니기에는 부담이 되어서

혼자 독학으로 반주책을 사서 열심히 연습을 한다.

하지만 피아노는 배워야 하는 적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손이 너무 굳었고 머리가 음표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도 틈나는 대로 독학으로 연습을 하고

얼마동안은 퇴근 후 학원을 다니며 피아노 연습을 했다.


그 사이 다른 악기에도 관심이 들어

플루트도 배웠고

플루트도 배운 지  어느덧 10년 다 되어간다.


피아노를  좀 더 쉽게 배울 수 없나 고민하다가

코드반주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악보의 음표를 읽기는 어려운데 그 음표를 코드로 표시하고 그걸 외워서 연주하는 것이 내게는 더 쉽게 느껴졌다.


육아도 해야 하니 학원을 다시 다니기는 쉽지 않아서 집으로 오는 방문레슨샘을 구해서 코드 반주를 배웠다.

악보를 읽는 것보다 훨씬 쉬웠고 내가 잘 아는 가요를 코드로 연주하게 되니  재밌고 신기했다.


1년 정도 레슨을 받고

내가 연주하고 싶은 책을 사서 연주연습을 한다.

유튜브에도 독학으로 코드반주연주하기가 잘 나와서 유튜브를 참고하기도 하고

고군분투..

장작 20년에 걸친 나의  피아노 배우기 대서사...


지금은 방학이나 아침에 피아노를 치면서 아이들을 깨운다.

애들은 시끄럽다고 난리지만

엄마가 얼마나 어렵게 피아노를 배운 지 아냐?

너흰 왜 학원을 보내주는데도 안 치냐.

엄마를 위해 멋진 연주를 해 주지 않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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