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진주서평 10화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

by 진주

거북이를 5분 이상 지켜본 적이 있는가? 아이가 아니고서 호기심에 거북이를 지켜보는 일은 어른에게 쉬운 일은 아닐 듯하다. 1차적으로 거북이에 대한 호기심이 없을 테고 2차로 거북이를 지켜보는 일에 5분 이상 할애하는 건 어른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아쿠아가든'이라는 이색 카페에 방문하게 되면서 하필(?) 거북이 수족관 앞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의도치 않게 거북이를 30분은 지켜보게 되었는데 10센티정도 되는 작은 거북이부터 30센티 이상은 되어 보이는 수십 마리의 거북이가 내 눈앞에 어찌나 요리조리 움직이는지 눈을 뗼 수가 없었다. 거북이의 움직임이 귀여워서 '귀여워'를 연발하다 무심히 들어온 거북이의 움직이는 다리는 애잔함마저 불러일으켰다.


'거북이가 느리다니, 전혀 느리지 않은 걸?'


짧은 다리로 마구 휘저으며 헤엄을 치는 거북이가 대견한 마음마저 들었다. 거북이가 헤엄치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봤다면 거북이가 느리다는 편견은 전혀 잘못된 것임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광경이었다.


거북이를 보고 있노라니 얼마 전까지 공부한 내향성이 떠올랐다. 내향성이 거북이 같다면 얼마나 애쓰고 사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거 같아 세상 모든 내향인에게 격렬한 응원을 보내고픈 마음까지 들었다. 특히나 내향형의 아이들에게는 더욱 응원을 보내고 싶고 내향인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거북이를 한번 오랫동안 지켜보라고까지 해주고 싶은 지경이다. 내향형 아이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거북이 헤엄치는 그 모습을 지켜본다면 아마도 마음이 저리지 않을까 싶다.


'내 아이가 저렇게 애쓰며 살아내고 있구나'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는 <콰이어트> 저자인 수전 케인이 청소년 버전으로 출간한 책이다. 저자 역시 내향인으로서 살아가며 내향인으로 겪은 시간들을 서술했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내향성에 대해 대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한 버전은 내향성 이론과 실제 사례에 적용 가능한 팁이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겪게 되는 상황에 대한 부분이 자세히 서술되어 내향성 아이를 이해하고 도와주는데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우리가 흔히 내향적인 아이를 보며 하는 말 중에 하나는 '얘는 왜 이렇게 말이 없어?'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왜 말을 안 하는지 왜 말을 못 하는지 알려고 하기보다는 말이 없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함을 아이에게 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체로 말없이 조용히 있는 이유는 그게 제 성격이기 때문이에요



아이는 단순히 말이 없어서 말을 안 할 수도 있고 말하기 힘든 분위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말을 하고 싶은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도 분명 있을 것이다. 혹여나 말이 없는 아이가 걱정이라면 아이에게 그저 물어보면 되는 것이다.


내향성은 자신이 편한 환경과 불편한 환경에서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인다. 이것은 이중성이라기보다 스스로 느끼는 긴장도에 따라 거북이처럼 고개를 빼는지 아닌지일 뿐이다. 내향형 아이들 역시 자신이 편한 환경에서는 활발함을 보이기도 하고 낯설고 불편한 환경에서는 말이 없어지고 엄마 뒤로 숨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그렇기에 뒤로 숨는 아이를 탓하기 전에 아이에 불편한 상황을 이해해 줘야 한다.


다만 아이의 성향이 잘 파악이 되지 않는 이유가 유아기까지만 해도 아이에게 익숙한 환경과 사람을 접하기 때문에 아이의 긴장도가 그렇게 높지 않기에 내향성이 크게 들어내지 않는다. 그러다 초등학교라는 환경에 접하며 내향성이 들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나 학교라는 공간은 내향형보다 외향형에게 적합하게 모든 시스템이 적용되기에 자연히 내향형의 아이는 음지로 가고 외향형인 아이들이 양지를 차지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KakaoTalk_20211003_200353866_02.jpg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중


이런 학교라는 환경에서 내향형 아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사와 엄마, 아이가 한편이 되어야 한다. 교사의 협조가 어렵다면 엄마와 아이만이라도 한 팀이 되어 아이가 학교라는 공간에서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만 한다.


아이 스스로 학교 안에서 자기만의 공간과 그 공간 안에서 안정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다. 보통 자기 책상이 가장 안전지대일 거고 그 안전지대를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 역시 인정해주고 아이가 학교 내 다양한 곳에서 안전지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대화를 통해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긴장되는 공간이나 환경에서 그 긴장감을 감당하느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는 내향형 아이에게는 학교에서의 안정이 획득되어야지만 학습적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내향형의 아이는 관계면에서도 부모의 개입이 필요하다. 내향형의 아이는 다수의 친구보다는 자신의 마음에 맞는 한두 명의 친구만 있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워한다. 부모는 사회성이라는 이유로 여러 아이를 사귀길 바라지만 내향형에게 다양한 친구를 접하는건 아이의 에너지를 잡아먹는 일이다. 에너지가 과하게 쏠리면 역시나 관계의 질을 높일 수 없으므로 소수의 친구와 관계의 질을 높이는 것이 내향형 아이에게는 가장 좋은 선택인 것이다.


내향형 아이에게는 가장 최우선적으로 엄마와 한 팀이 되어야 하고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소수의 친밀한 친구를 통해 안정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과 협력이 가능하면 얼마든지 내향형 아이의 학교생활이 빛날 것이다.



내향형 부모라면 아이의 어려움에 선뜻 공감할 수 있는 강점이 있지만 과도한 감정이입에 빠질 소지도 있다. 아이가 내향적인 자아를 사랑할 수 있도록 다독이세요.



내향형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를 물가에 내놓은 듯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아이 대신 스스로 해결해 주려는 마음이 클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대신해주려는 노력 역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고 여지를 남겨 두어야 한다. 그래야지 아이 스스로 성장하는 노력을 할 것이고 스스로 부딪혀봄으로써 자신을 지키는 힘도 길러지기 때문이다. 한걸음 물러서 아이를 지켜보는 태도를 내향형의 부모는 꼭 기억해야 될 것이다.

내향형이나 외향형이나 성향의 한 면 일 뿐이다. 어느 것이 더 낫고 모자란 것이 결코 아니다. 부모 스스로 아이 성향에 대해 이해도를 높이므로 아이 성향에 맞춰 양육 환경을 제시해 준다면 아이는 안정된 요소로 말미암아 자신의 가진 잠재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내향형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적극 추전 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아이를 이해하는 게 먼저다.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지만 아이에게 맞는 양육과 교육을 하므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모 방식대로만 아이에게 쏟는 정성은 밑 빠진 독이 될 확률이 높다.


아이를 이해하기 힘든 순간이 올 때 거북이가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보자. 아이가 얼마나 용쓰며 살아내려고 하는지 거북이가 알려줄 것이다.




*내성적인 아이를 키웁니다 함께 보시면 도움 되실거에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