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노래가 들리면 마음속에 풍선이 든 것처럼 부푼 느낌이 들었다. 세상이 인정해 주는 어린이들의 날. 노래를 부르는 어린이의 목소리도 얼마나 명랑하고 낭랑한지 듣는 어린이의 기분도 들뜨게 한다.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이제는 잘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래도 빚 받으러 온 사람처럼 당당하게 엄마, 아빠에게 선물을 요구했다. 탕수육이나 돈가스를 먹었던 것도 떠오른다. 이미 난 어른이라 생각하던 중학교 1학년때도 어린이날은 있는데 청소년날은 따로 없는 게 내심 서러웠다.
칭찬도장을 모아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배탈이나 다리를 다친 것도 아닌데 학교를 안 간다. 내가 13세 이하니까. 어린이기만 하면 나를 위한 날이 있는 것이다. 어린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들 세상이란다.
어른이 되고서는 5월이 다가오면 흠칫 놀란다. 시즌한정 자식노릇과 부모노릇은 두둑한 지갑세상을 준비해야만 한다. 사정상 그리 두둑하지 않아도 그날만은 두둑해야만 한다. '가정의 달'이라는 네이밍에 어울리도록 깔아준 멍석에서 사자탈 놀음을 펼쳐야 한다. 신명 나게 부모 몫, 자식 몫 탈춤을 추면 나머지 364일에 그 여운으로 가끔 소홀해도 스스로 면죄부를 준다. 이 날은 그래도 행복하게 보냈잖아.
그저 그런 어린이날 25.5.5
오늘은 어린이날! 외할머니와 외삼촌도 같이 카페, 다이소랑, 롯데마트, 샤부샤부가게까지 가는 날이다. 완벽한 4종세트이다. 오늘 샤브샤브를 먹고 다이소를 가고 마지막 롯데마트에 도착했다. 롯데마트 장난감 코너에 가서 어린이날 선물을 고르려고 장난감코너의 곳곳을 돌아다녔다. 삼촌이 닌텐도를 사준다고 했지만 난 오히려 레고나, 인형 같은 것을 사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와 언니랑 레고 코너에 갔는데 수많은 레고가 있었다. 언니는 여기 레고 코너에 갖고 싶은 게 없다고 했다. 인터넷에 파는 레고가 갖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가격이 과해서 포기했다. 정말 큰 레고 박스였다. 그렇게 큰걸 살 거면 하나로 통일해서 사라고 엄마가 말했다. 하지만 난 이 레고를 사고 싶지 않아서 크디큰 레고는 사지 못했다. 그러니 언니가 닌텐도를 사고 싶다고 했다. 닌텐도도 사려면 하나로 통일하라고 엄마가 말했다. 나는 닌텐도가 사고 싶지 않았다. 나는 다른 작은 레고나 인형이 사고 싶었다. 하지만 세발 늦었다. 언니랑 삼촌은 이미 닌텐도를 사겠다고 했다. 삼촌이 나에게도 레고 같은 걸 사라고 했다. 하지만 너무 큰걸 사면 삼촌이 피해가 클 것 같았다. 그래서 작은 인형을 샀다. 삼촌이 계산하고 있는데 모이고 있던 서러움이 몰려왔다. 마지못해 다 터뜨렸다. 언니가 허락 없이 닌텐도 산거를......
눈에서 땀이 난다. 엄마랑 할머니도 모두가 위로했다. 나중엔 언니가 사과를 했지만 내 마음은 굳었다. 딱딱하게. 엄마가 내년 어린이날에는 내가 사고 싶은 큰걸 사기로 했다. 그래도 눈이 덥단다고 땀을 낸다. 나중엔 닌텐도 언니보다 내가 더 좋아했지만 그저 그런 어린이날이다.
(아이 일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비문도 그대로 표현합니다.)
비싼 가격이 마음의 크기.
남북도 아니고 장난감 통일을 하라는 엄마.
골라야 하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는 환장할 현실.
언니가 좋아하면 더 얄밉고 서러운 동생이란 자리.
그래도 오늘은 어린이날이잖아~~!!!
어린이 마음을 몰라줘서 아이에게 그저 그런 어린이날로 만들어줬다.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다시 불러보아도 명곡이다. 명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