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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영 Mar 02. 2024

오늘, 나의 성공 일기

2023.01.19.  오늘은 언제나 처음이다

인생에서 오늘은 항상 처음 만나는 날이다. 따라서 그날 무언가를 성공한다면 그건 첫 성공이나 다름없다.  만약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첫 성공 순간은 세상에 태어나 울음을 터뜨린 순간이 아닐까? 문득 태어나는 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태어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나의 역사에서 성공 순간은 무궁무진하다. 젖빨기, 목 가누기, 뒤집기, 기기, 걷기...부터 오늘 연극까지!


그렇다. 나는 오늘 연극을 했다. 인생에서 처음 맞은 오늘, 연극을 무사히 끝냈으니 성공이라 하겠다. 물론 오늘도 수많은 성공이 있었다. 사고내지 않고 무사히 출근하는 데 성공했고 연수를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도 나의 첫 성공 순간을 오늘의 연극으로 삼으련다. 일상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여 도전하고 이뤄낸 것이라 의미를 두겠다.


나는 선택을 할 때 대부분 남의 의견을 따랐다. 무엇이든 혼자 하는 걸 너무나 두려워했고 남의 눈치를 너무나 봤다. 나를 유난하게 보면 어쩌지,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지, 싫어하면 어쩌지.


ESPN

그래, 나는 E였다. 한번 나답게 해 볼까?

여름 연수 때는 친한 선생님들을 따라 칠판 그림을 그렸다. 검은 보드에 파스텔과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꽤나 흥미로웠으나 저렇게 형편 없는 작품을 전시해야 했고 잘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못하는 사람으르서 느끼는 비참함이 스트레스였다.


이번엔 과감히 연극을 선택했다. 어찌보면 홀로서기였다. 나는 ESFP다를 되뇌였다. 이왕하는 거 역할을 정할 때도 과감하게 매력적인 악역을 선택했다. 제가 그거, 하고 싶습니다!!!!


물론. 막 잘하진 못했다. 그래도 관객이 즐거워했고 잘 마쳤으니 됐다. 나는 친한 선생님들을 벗어나 홀로서기를 성공했다.


연극은 내게 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어린 시절 교회 <문학의 밤>에서 연극을 했었고, 대학생 때는 성극 동호회 활동을 했었다(남자친구와의 이별로 뜻하지 않게 끝나버렸다).  후엔 기회가 없었거나 나서지 못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지금, 나는 나의 향수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매일 새날이 오고 늘 새로운 도전을 한다.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순간 숨쉬는 것도 어쩌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사는 데 성공한 것이다. 눈 뜬 첫 성공의 순간이 매일을 만든다. 나의 도전에 의미를 두고 연극을 마친 것을 오늘의 첫 성공이라 하였지만 사실은 오늘 눈 뜨는 데 성공한 것이 새날, 첫 성공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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