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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연미 Apr 28. 2022

글로벌 리더, 세상의 질문에 답하다

4-5. 글로벌 리더세상의 질문에 답하다

작가와 출판사와의 관계에서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 출판사의 특성을 파악하고 계약조건을 꼼꼼히 잘 읽어보자. 책의 제목과 디자인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독창성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출판계 흐름을 이끄는 글로벌 출판 리더 전문가에게 요청을 구하여, 자문을 받아보자. 사람은 사람에게서 가장 많이 배운다. 좋은 책은 “첫 번째는 독특한 책, 자신의 독창성으로 새로운 시각을 담아 구성할 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오래 남을 수 있는 책, 시대가 변해도 독자에게 무언가를 주는 책이다. 세 번째는 시대에 필요한, 오늘을 사는 데 필요한 책이다.” 독창성이 뛰어난 작가는 21세기 감성시대를 이끌어간다. 강력한 상상력을 현실로 실현시켜 미래 부가가치를 창조할 줄 아는 사람이다.      


■ 글로벌 리더국제출판사협회(IPA) 대표 지영석

엘스비어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창립된 43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학술 전문 출판사다. 지난해 4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전 세계 24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학술지 편집자 7000여 명·편집위원 7만여 명 등이 한해 학술지 2000여 종과 단행본 1만 9000여 권을 출판하고 있다.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은 "전문 학술지의 25% 정도가 엘스비어에서 나온다. 엘스비어 같은 출판사는 업계 기준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996년부터 전자학술지 서비스를 시작해 출판계 흐름을 선도하는 출판사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96년 당시 전자책 분야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라이트닝 소스’를 동료들과 함께 설립했다. 이후 랜덤하우스 회장을 지냈다. 현재 엘제비어의 회장이며, 동양인 최초로 국제출판협회(IPA) 회장직을 역임했다. 그는 출판업계도 단순 정보 제공에서 벗어나, 정교하게 분석된 데이터와 콘텐츠를 결합시켜 소비자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시대에도 전자책과 함께 종이책이 공존할 것으로 진단했다. 지회장은 “종이책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출판업계에 효율성을 증가시킬지는 몰라도 소비자를 위해선 옳지 않다”고 지적한다. “종이책은 디지털이란 선택권과 함께 출판의 중요한 부분으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9)     


한국 출판시장에 대해서는 “시장이 좀 더 적은 수의 리더로 통합돼 효율적인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또 작은 출판사들도 대담한 혁신을 통해 다른 출판사의 모범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출판업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대담한 결정을 내리는 강력한 리더들이 있었다. 그 때문에 엘스비어가 디지털시대에 맞춰 성공적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30)       


그는 세계의 저명인사들과 친분이 깊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공통점이라면 역사책을 즐겨 본다는 것이다. 시사에 관련된 책도 보고 소설 등 픽션도 읽는다. 팩트와 숫자만 가득한 문서를 많이 보는 분들이니, 사적인 시간엔 픽션으로 균형을 맞춘다. 또 모두 직접 책을 쓰고 싶어 한다.”고 직접경험을 전한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을 들어보자. “첫 번째는 독특한 책, 남이 쓴 걸 다시 쓰지 않고 창조적이어야 한다. 두 번째는 오래 남을 수 있는 책, 시대가 변해도 독자에게 무언가를 주는 책이다. 세 번째가 시대에 필요한, 오늘을 사는 데 필요한 책이다.”     


그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면, 한국은 노벨문학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한국은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력해야 할 게 있다. 한국 문학은 영어로 번역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음식으로 치자면 재료(작품)는 좋지만 제대로 요리(번역)할 사람이 드물다. 기회는 반드시 온다.”31)     


그는 멘토인 잉그람 조언대로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했고, 평탄한 길보다는 모험을 선택했다.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고 도전한 결과 지금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는 ‘사람냄새가 나는 책’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사람에게서 가장 많이 배운다는 것, 그의 철학이다. 그의 인생은 대학 룸메이트인 존 잉그람 아버지인 브론스에게 저녁 초대를 받으며 달라졌다. 브론스는 그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어 주었고, 후원자로서 이끌어 주었다.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쉬지 않고 달렸다는 지회장은 '세종 · 지영석 글로벌 해외봉사단' 학생들을 멘토하고 있다. 그는 늦깎이 출판인으로 시작하였다.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과 멘토가 가장 중요하다"고도 전했다. 그는 출판계 흐름을 이끄는 글로벌 출판 리더 전문가로 성장하였다.


■ 디자인 노벨상 휩쓴 산업디자인 선구자이노디자인 대표 김영세

이노디자인 USA를 시작으로 김 회장은 30년 동안 입지전적의 성공스토리를 썼다. 그가 디자이너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다. “우연히 집에 있던 산업디자인 관련 잡지를 보고 산업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자신의 삶을 디자이너로 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1974년 서울대를 졸업한 후 바로 미국 시카고주에 있는 일리노이대학교 산업디자인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독일의 바우하우스는 산업디자인 혁명 기지였다. 그곳의 핵심 멤버들이 미국에 들어온 곳이 시카고여서 일리노이대학을 택했다”고 김 회장은 설명한다. 32)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공부하던 시절 산업디자인계의 거장 빅터 파파넥 교수의 특강을 들었다. 그는 강의가 끝난 뒤 교수들만 참석 가능한 리셉션에 몰래 들어가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파파넥 교수가 오자 본인을 당당히 소개했고, 다음 두 가지를 요청했다. 그의 책을 한국말로 번역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과 1년 동안 자신의 지도교수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파파넥 교수는 그 자리에서 두 가지를 모두 흔쾌히 들어줬다. 김 대표는 그렇게 디자인계의 구루(Guru)가 된다. 33)    

  

그의 저서 '이매지너(다음 세대를 지배하는 자)'에서도 그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가 만든 신조어인 ‘이매지너’는 21세기 감성시대를 이끌어갈 리더이자, 강력한 상상력을 현실로 실현시켜 미래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김 대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이매지너'들의 창조적 사고법도 소개했다. 그는 디자인은 '비즈니스의 엔진'으로, '이매지너'는 상상력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최고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전한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렇게 실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레트로 감성’과 ‘아날로그 감성’이 트렌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종이책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작가는 책을 출간할 때 디자이너에게 몇 가지 샘플을 받아 책표지를 결정한다. 책을 디자인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 충실히 반영되고 이미지 편집이 잘 정돈되었는지 살펴야 한다. 첫째, 책표지는 책의 제목과 내용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둘째, 독자의 손이 갈 수 있도록 예쁘게 만드는 것이다. ‘그냥 예쁘기만 한 것’은 경계해야 한다. 예쁘면서 이야기와 결합되었을 때, 그 매력이 증폭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선택하라. 결국 책의 내용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독자를 돕는 것이다. 이매지너(Imaginer)는 책의 내용을 전략적 상상(Imagining)으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 독창성(Originals)을 이야기하는 애덤 그랜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런던 비즈니스 스쿨과 함께 세계 최고의 MBA로 손꼽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와튼 스쿨, 그곳에 서른한 살이라는 놀라운 나이에 최연소 종신교수로 임명된 애덤 그랜트는 현재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경영 사상가다. 그의 저서 『오리지널스(Originals)』에서 '오리지널'은 독창성이나 창의력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천재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누구나 오리지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잠재되어 있던 독창성이 발휘되는 순간을 포착하여 일종의 행동지침을 제시한다. 예를들어 할 일을 의도적으로 미루기, 불안과 분노를 이용하기, 과격한 성향 숨기기 등 기존의 상식과 통념에 반하는 내용이 많다. 대세에 순응하지 않는, 이른바 반항아적 기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정체 상태를 벗어나 발전하고 싶다면 우리는 규칙에 도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또한 그런 아이디어를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른바 ‘브레인스토밍’이 창의성을 죽인다고 말한다. 대세에 순응하지 말고, 튀는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하라. 구태의연한 전통을 거부하는 독창적인 사람들을 ‘오리지널스(originals)’로 지칭한다.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닫혀 있던 입을 열고 용기를 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구성원은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 ‘오리지널’로서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현재 상태에 도전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는 구성원들의 독창성을 더 많이 불러일으키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34)     


‘오리지널스 글쓰기의 시작’은 '제목 짓기(제목 카피라이팅)'에서 시작한다. 글을 구상하고 핵심 메시지와 함께 서론-본론-결론을 모두 담아내는 것이 바로 '제목'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제목'은 글 전체를 한 줄로 요약한 것과 같다. 그래서 혹시라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면 제목부터 멋지게 잘 짓고(제목 카피라이팅), 그 제목들을 모아 놓으라는(제목 아카이빙) 것이다. 또한, 제목은 쓰는 사람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중요한 요소다.      

제목은 작가의 글을 읽을까 말까 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결국, 사람들은 끌리는 제목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나에게 필요가 있든, 느낌이 왔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든 간에, 제목이 큰 역할을 하고 마는 것이다. '제목 카피라이팅'은 '마케팅'과 같다. 내 글이 잘 팔리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누군가의 시간과 집중, 책이 돈으로까지 교환되는 그 '부가가치'를 잘 전달해야 한다. 결국 '글'에는 마케팅 요소가 들어간다. 때론 글을 써 내려가다가 제목을 바꾸기도 한다. 내용이 생각보다 더 잘 나온다던가, 그 내용의 범위가 커진다면 제목을 바꾸어야 한다. 35)       


글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실히 담았는지, 반대로 글의 내용을 제목이 잘 표현하고 있는지. 이 모든 걸 작가는 수시로 점검하며 글을 써 내려가야 한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리더들은 승자의 단어를 선택한다. 2021년, 사람들은 답답한 현실의 탈출구를 찾아 책을 들었다. 2021 도서시장의 키워드는 ‘꿈’이었다. 꿈을 사고파는 백화점을 무대로 한 판타지 소설, 주식·가상자산 투자법 등 재테크 도서가 연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이미예 작가의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단연 화제작이었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꿈 백화점'을 배경으로 꿈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뭉클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다룬다. 2020년 7월 1권 출시 이래 1·2권을 합쳐 100만 부 이상 팔렸다. 36)     


회의 분위기에 휩쓸려 아이디어를 말하고 싶어도 입을 닫았던 기억은 없는가? 쓴맛을 빼고 단맛만 얻으려고 하면 독창성은 사라진다. 내가 쓴 책을 독자가 읽고 잘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독자가 박식한 계층으로 남길 바라는 건가? 독자는 책을 읽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독자는 영감을 얻고 나를 읽는 시간을 갖게 된다. 책의 제목을 보고 내용을 떠올리게 하라.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면 제목을 확장할 수 있다. 우리는 위대해지고 싶어 한다. 생긴대로 나를 드러내면 세상을 얻을 수 있다. 작가가 되는 방법의 시작은 자신의 독창성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자연은 직선을 싫어한다.” 칸트의 말이 다시 들리지 않는가?  곡선이 주는 힘을 느끼길 바란다.                  


* 위의 내용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받는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지합니다. 시간여행 출판사와 출판 계약을 한 저작물입니다(2022년 7월 출판 예정). 반드시 저작권자와 시간여행출판사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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