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쥔 고사리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
/박청환
때로 저 조막손을 펴 보고 싶었다
굽은 곡선을 반듯하게 다림질하고 싶었다
덜덜 휘청이며 딛고 선 팔순의 지팡이처럼
흔들흔들
잡초들 사이를 비집고
한 걸음 한 걸음 짜내는 땅속의 생존
어느 한순간인들 최후 아닌 적이 있었으랴
주먹을 움켜쥐고 핏발 세우며
끊임없는 최후를 견디느라
목이 구부러졌으리라
그 안간힘이 아무리 안쓰러워도
누구도 대신 펴 줄 수 없는 것
함부로 나섰다간 통째로 목이 꺾일 수도 있다
비바람 지나간 어느 날
고개를 들고 움켜쥔 주먹을 펴자
순식간에 날개가 돋아났다
부채 같은 날개가
하늘을 향해
비상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나비잠에 빠진 어린것의 움켜쥔 손이 궁금하다
하지만 그 손을 펴 보는 건
하늘을 감히 훔쳐보겠다는 것
하여 기다리는 것이다
저 어리고 거대한 것이
스스로 기지개를 켤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