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했지

너굴양 마흔일기

by 너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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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잠이 많다. 아니, 밤이도 낮이고 나는 그냥 잠이 많다.

아가씨 때는 엄마가 가끔 방문을 열고 생사(?)를 확인한 적도 있다.

아이를 키우니 강제 아침형 인간이 된지 어언 7년…

아침마다 비몽사몽인 엄마에게 익숙해진 아이는 익숙한 발걸음으로 나를 깨우러 온다.

그러고는 ‘엄마 웃어봐~’한다. 아마도 아침에 일어나는 내 얼굴이 잔뜩 구겨진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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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치고 밤에 아이를 재우러 들어가면 5분이 못되어 ‘피곤해 자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 때도 아이는 인형을 옆구리에 끼고 내 옆에 누워서 ’엄마 웃어봐~‘한다.

피곤에 쩌든 얼굴로 모로 누운 나를 안아주며 ’엄마 사랑해~‘한다.

어느새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아이를 꼬옥 안아주며 ’엄마도 많이 사랑해~제일 사랑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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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얼굴로 인형을 안고 침대로 올라가며 말한다. ‘아니야 내가 더 사랑해!’

엄마가 되기 전에는 몰랐다. 이 조그맣고 어린 것이 내가 상상도 못할만큼 큰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부모가 내리 사랑을 주는 것 이상으로 아이는 부모를 사랑한다는 것을.

가끔은 그 사랑이 버거우면서도 또 그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 조그맣고 어린 것이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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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 아이가 나의 표정을 자세히 살피는 줄.

몰랐다. 아이가 나를 이렇게나 많이 사랑하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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