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안 되는 사랑:독자 사연

아내의 핸드폰에 “자기야”라는 문자가 떴습니다

by 유혜성

하면 안 되는 사랑:독자 사연


<아내의 핸드폰에 “자기야”라는 문자가 떴습니다>


작가님께.


이 사연을 보내도 되는지

오랫동안 망설였습니다.


이건

아내의 이야기이면서,


결국

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아이 없는 딩크 부부입니다.


결혼 전부터

아내는 종종

이상한 말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결혼해도

다른 사람 좋아할 수 있는 거 아니야?”


“한 사람이랑만 평생 사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예전엔 일처다부제도 있었대.”


처음엔

그저 엉뚱한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은

정반대였으니까요.


아내는

저 하나만 만났고,


누구보다

성실하고 조용한 사람이었습니다.


집안일도,

제 생활도,

모든 걸 묵묵히 챙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건,


제가 먼저였습니다.


저는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여러 번

다른 여자를 만났습니다.


술자리에서,

2차, 3차,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사람들과

가볍게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때마다

“별거 아니다”라고

스스로를 속였습니다.


깊은 관계가 아니라고,

감정은 없다고,


그렇게

넘겼습니다.


아내는

알고 있었습니다.


몇 번이나 들켰고,

몇 번이나 화냈고,


그러나 결국

저를 용서했습니다.


어느 날은


제가

다른 여자와 헤어진 뒤,


차 안에서

아이처럼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숨도 못 쉬고

엉엉 울었습니다.


아내는

그걸 다 봤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날 집에 와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밥을 차려주고,


조용히 옆에 앉아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 날,


아내의 핸드폰에

“자기야”라는 문자가 떴습니다.


그 순간

손이 멈췄습니다.


더 볼 수 없었습니다.


볼 자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


아내는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자주

멍하니 창밖을 보고,


설거지를 하다가

손을 멈추고,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놓고

가만히 있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어느 날은


밥을 먹다가

고개를 살짝 돌리고

눈물을 닦는 걸 봤습니다.


모른 척했습니다.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눈빛이


제가 예전에

누군가를 그리워하던 그 눈빛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아내는

그 사람을 만나지 않습니다.


연락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건

숨기려 해도

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만든 시간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두렵습니다.


이 사람이

언젠가


진짜로

사랑에 빠질까 봐.


그리고

저를 떠날까 봐.


그래서 고민합니다.


이 상태로

그냥 두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붙잡아야 하는 건지.


요즘따라 아내가

예전에 했던 말이 자꾸 기억이 납니다.


“한 사람이랑만

평생 사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결혼해도

다른 사람 좋아할 수도 있잖아.”


그때 저는

웃어넘겼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누군가를 집에 들여

같이 살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마음이나 관계가

잠깐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다는,


가볍고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그 말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사람이


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아내는

말만 했고,


저는

실제로 했습니다.


짧게,

가볍게,


감정이라 부르기엔 애매한 관계들을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그때마다

속으로는 조금씩 찔렸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라고

넘겼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내의 그 말은

허용이 아니라,


아직

겪어보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이게


공평한 걸까요.


아니면


이미 늦은 걸까요.


저는

이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내도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보호자이고,

가족이고,

동반자입니다.


그래서 더


이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벌을 받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이건

다른 이야기일까요.


-딩크 부부,

뒤늦게 무너지는 남편

작가의 답장


<이건 복수가 아니라, 뒤늦게 도착한 감정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밖으로 감정을 흘려보낸 사람이었고,


아내는

안으로 감정을 쌓아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감정이

처음으로

밖으로 나오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건


복수도 아니고,

공평도 아닙니다.


단지

시간의 순서입니다.


당신은

이미 여러 번

사랑과 감정을 소비했고,


아내는

처음으로

그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질투가 아니라,


뒤늦게 도착한

현실입니다.


중요한 건 이것입니다.


당신은

아내를 사랑해서

지키고 싶은 겁니까,


아니면

잃을까 봐

불안한 겁니까.


그리고 하나 더.


아내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처음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 감정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막는 순간


그 감정은

더 깊어집니다.


그래서 이건


허용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재설계 문제입니다.


이 관계를

이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처음으로

서로의 감정을 직면할 것인지.


그 선택은


당신에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묻습니다


남편은

여러 번 외도를 했습니다.


아내는

그걸 알고도

참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아내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것이

시작된 상태입니다.


여러분이라면,


1. 이건 공평하다. 받아들여야 한다

2. 감정은 이해되지만, 행동은 선을 지켜야 한다

3. 이미 관계는 무너졌고, 재정리해야 한다

4. 차라리 솔직하게 열어놓는 관계도 가능하다

5. 지금이라도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더 묻습니다.


바람을 피운 건

남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랑에 빠질 수도 있는 건

아내입니다.


이건

업보일까요,


아니면

이제야 시작된

진짜 문제일까요.


여러분이라면,


아내를

막으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대로 두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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